지난 3월 13일 홍콩발 희소속이 한국 패션 업계에 전해졌다.
다름 아닌,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대표 피혁 전시회 ‘APLF 2025’에서 최고의 디자인 제품에 수여하는 ‘BOAA(Best of APLF Awards)’에 한국의 슈즈 브랜드 ‘덴(,then)’이 수상했다는 소식이다.
올해 41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전시회인 ‘APLF’는 3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간의 일정으로 홍콩 컨벤션 & 익스히비션 센터(HKCE)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이번에는 전 세계 40개국에서 625개 업체가 참가했고, 이중 18개국에서는 24개의 국가관을 대형 부스 형태로 만들어 참가했다. 사전 참관 등록자수가 1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행사 전부터 주목을 받은 만큼 실제 참관객들도 68개국에서 1만1000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돼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전시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또한 APLF는 최고의 디자인 제품을 시상하는 ‘BOAA’ 선정을 위해 12일 첫 날부터 13일 오전까지 각 부스에 전시된 수많은 제품을 하나하나 살펴봤고, 최종 후보군에 오른 제품이 발표된 다음에는 해당 제품이 전시된 부스를 재방문하는 등 엄선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13일 오후에 발표된 ‘BOAA 2025’에 한국의 슈즈 브랜드 ‘덴(,then)’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런던로퍼(London loafer)’가 완제품 부분에서 최고의 ‘디자인 제품상’을 수상한 것이다.

“제가 상을 받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홍콩 전시회에 처음 참가해 브랜드를 알리는 기회를 가진 것만으로도 너무 기쁜데 상까지 받게 돼 영광이에요. 또 3일간 각 나라에서 온 바이어들과 많은 상담을 진행했는데 특히 러시아의 한 편집숍 바이어가 기업이 납니다. 그는 가격, 컬러, 미니멈 수량 등 구체적인 질문까지 해 기대하고 있습니다.”
핸드메이드 슈즈 브랜드 ‘덴(,then)을 전개하는 김수진 덴스튜디오 대표는 “이번에 처음 참가한 홍콩 전시회 APLF는 세계 각국에서 방문한 바이어를 만나 ‘덴(,then)’을 소개하고, 많은 바이어들과 구체적인 상담을 펼치는 등 앞으로의 사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족스러운 행사였다”고 밝혔다. 또한 그녀는 “41년 역사를 지닌 세계적인 전시회인 APLF가 수여하는 BOAA에 ‘런던로퍼’ 제품이 수상하게 돼 기쁨을 넘어 영광스럽기까지 하다”고 덧붙여 말했다.
‘덴(,then)’은 김 대표가 2020년 9월에 론칭한 슈즈 브랜드로 브랜드 명인 ‘then’ 글자 앞에 쉽표(,)가 붙어 있다. 따라서 브랜드명 ‘,then’의 의미는 ‘앞에서의 좋은 추억, 그 때의 좋은 기억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을 담고 있다. ‘덴(,then)’은 서울시가 패션 디자이너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사업인 ‘하이서울쇼룸’의 소속으로 ‘APLF 2025’ 참가하게 됐다. 5개의 브랜드가 통합 부스를 만들어 참가한 ‘하이서울쇼룸’은 ‘덴(,then)’을 비롯해 나머지 브랜드들도 모두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APLF’는 크게 3개의 서브 전시회로 나눠 개최된다. 패션 완제품 전시회인 ‘패션 액세스(Fashion Access)’와 가죽 원단 전시회인 ‘APLF Leather’, 그리고 패션 원부자재 전시회인 ‘APLF Materials+’이다.

시그니처 아이템 ‘런던로퍼’, 최고 디자인 제품 수상
‘BOAA’는 ‘APLF’의 패션 액세스의 완제품 부문과 ‘APLF Leather’의 원단 부문으로 나눠 우수 제품을 까다롭게 엄선해 수상하는 어워드 프로그램이다. ‘BOAA’를 수상한 제품은 글로벌 바이어들이 높은 관심을 보여 수상 자체만으로도 글로벌 시장에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는 등 사업 성장에 또 하나의 큰 기회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BOAA 2025’를 수상한 ‘덴(,then)’의 런던로퍼는 실제 최근 2년 동안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아이템에 오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으로 이번 수상으로 더욱 제품에 대한 가치 상승이 일어나 앞으로도 브랜드의 성장을 주도하게 될 전망이다.
“런던로퍼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슈즈 대부분이 정중앙에 신발끈이 있는데 런던로퍼는 언밸런스하게 사선으로 길게 만들었어요. 이는 언밸런스한 산과 들을 표현한 것이고요. 앞쪽의 신발코 부분도 유연한 사각형으로 만들었는데 이것도 자연의 유연한 모습을 표현한 것이고요. 이러한 ‘덴(,then)’만의 유니크한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싶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런던로퍼는 자연을 담은 유니크한 디자인에 발이 매우 편한 신발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각적으로도 편안해 보이지만 실제 신발코 부분을 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어 매우 편안하고, 소재도 부드러운 가죽을 사용해 더욱 발을 편안하게 잡아 주고 있다. 따라서 29CM과 무신사에서 구매한 고객들의 가장 많은 리뷰도 ‘생각보다 디게 편하다’라는 내용의 글이다.
‘덴(,then)’은 또한 핸드메이드 브랜드인만큼 고객이 주문하면 2주 안에 배송이 완료되는 사전 주문 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본사와 공장이 모두 서울 성수동에 위치해 구두의 메카인 이곳에서 고객의 니즈에 맞게 커스터마이즈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발 볼을 넓히기도 하고, 다리통을 보다 넓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컬러를 바꾸는 것과 양가죽과 소가죽 중에 소재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하다.
“생각보다 디테일에 대한 수정을 요청하는 고객이 많아요. 특히 종아리 부분은 50% 정도가 넓혀 달리고 할 정도로 빈도가 높고요. 발 볼, 소재에 대한 수정 요청도 많은 편입니다. 실제 신발 제작은 1주일이면 배송이 가능해요. 하지만 넉넉히 2주로 잡고 고객의 요청을 충분히 반영한 후 약속한 날자보다 일찍 도착하게 배송하고 있어요.”
런던로퍼가 처음부터 인기가 높진 않았다. 론칭 초기부터 1년간 에이브릴 로퍼(Avril loafer)가 가장 인기가 높았다. 이후 구두, 힐, 샌들 제품들로 확장했고,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인 ‘자연’을 반영된 런던로퍼가 점차 인기를 주도했다.

‘덴(,then), 성수동 넘어 글로벌 도시에 고객 형성 목표
‘덴(,then)’은 지난 3월 12일 남성화도 론칭했다. 그간 런던로퍼는 여성 제품만 만들어 이들에게 인기를 얻었지만 언젠가부터 남성들도 제작 요청이 이어져 왔던터라 이번에 정식 론칭을 하게 된 것이다. 남성 제품도 여성 제품 못지 않은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처음 사회 생활을 하게 된 곳은 여성복 데무이다. 이후 F&F의 베네통에서 우븐 디자이너로도 근무했다. 하지만 여성복 의류 디자이너로 일을 하면서 계속해서 신발 디자이너의 꿈을 꾸며 지냈다.
결국 결단을 한 김 대표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신발 브랜드 ‘헬레나앤크리스티’의 인턴으로 입사했다. 이는 그간의 의류 디자이너 경력을 버리고, 인턴부터 다시 시작하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미국 유학을 다녀온 후 성수동에서 신발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요청으로 신발을 하나, 둘 디자인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핸드메이드 슈즈 브랜드 ‘덴(,then)’이 탄생하는 배경이 됐다.

이처럼 김 대표는 여성복 의류 디자이너 경력과 해외 유학 경험, 그리고 슈즈 디자이너로서 성공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 여기에 이미 갖춰진 남다른 감각까지 하나로 아우러지면서 유니크하고 세련된 ‘덴(,then)’ 만의 슈즈 디자인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올해 오프라인 백화점과 쇼핑몰 팝업을 계획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온라인 유통이 주였다면 올해는 오프라인 경험을 자주 쌓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해 처음 참가한 파리 ‘프리미어클라쎄’와 이번에 하이서울쇼룸의 지원으로 참가한 홍콩 ‘APLF’ 전시회의 경험을 토대로 B2B(홀세일) 유통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저의 꿈은 요즘 서울에서 가장 핫한 성수동에서 덴(,then)’을 신은 고객을 자주 보듯이 글로벌 도시 곳곳에서도 덴(,then)’을 신은 고객을 만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