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GRE파트너스자산운용(공동대표 송종헌 강정구)이 지난해 4월 대구 최고 역세권인 반월당 삼성생명빌딩을 매입한 데 이어 10월에는 서교동 삼성화재빌딩까지 사들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빌딩의 매입은 인수한 건물을 개조해 수익성을 높이는 이른바 ‘밸류애드(가치증대형)’ 투자로, 우선 대구 삼성생명빌딩은 최근 건축허가를 받고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삼성생명빌딩은 ‘대구의 명동’으로 불리는 동성로 초입에 위치해 있고, 대구 지하철 1, 2호선 환승역인 반월당역과 지하로 연결돼 있어 입지 조건이 매우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6년 준공 이후 삼성생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지하 7층~지상 26층, 연면적 8만 2672㎡ 규모다. GRE파트너스는 현재 지상 1층뿐인 상업 공간을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6개 층으로 늘릴 계획이다.
리뉴얼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GRE파트너스 송종헌 대표를 여의도 IFC 내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나 삼성생명빌딩과 삼성화재빌딩 인수 이후 지금까지 개발 과정과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Q / 지난해 대구 반월당 삼성생명빌딩과 서울 서교동 삼성화재빌딩을 인수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리뉴얼 진행 상황을 이야기 해 달라. 시기적으로 대구가 먼저 오픈할 것 같다.
“맞다. 대구 삼성생명빌딩은 지난 2월 8일 건축허가가 완료가 됐다. 리모델링 공사는 신축보다 허가사항이 까다롭다. 설계 과정에서 기존에 있는 건물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비, 골조, 하중 등 일이 많고 복잡해 설계 기간이 길어졌다. 지하철 환승역과 연결되어 있고 규모가 크다 보니까 대구에서 흔치 않은 사전재난심의까지 받았다. 인허가 절차가 예상보다 2~3개월 늦어지면서 설계에 대한 시간과 비용을 많이 투자한 셈이다. 오픈은 내년 4~5월로 예상하고 있다.”
Q / 리테일몰 개발 규모는 어떻게 되나.
“삼성생명빌딩은 지하 7층~지상 26층 건물로, 연면적 8만2672㎡ 규모다. 이중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연면적 약 1만평 규모를 상업시설로 개발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지금처럼 사무실로 사용하게 된다.”
Q / 리뉴얼 컨셉은 어떻게 되나. 쇼핑몰 형태인가.
“규모로 보면 그렇지만 구성하려는 형태로 보면 쇼핑몰 느낌은 아니다. IFC몰과 같은 느낌일 것 같다.오피스와 결합된 상업공간을 만들고 있는데, D타워와 IFC몰의 중간 쯤 되는 컨셉이 나올 것 같다. D타워는 유니클로를 빼면 모두 F&B이고, IFC몰은 F&B(식음료), 라이프스타일, 패션 등이 결합되어 있다. 우리는 그 중간쯤의 형태가 아닌가 싶다.”
Q / 새로 개발하는 상업시설의 이름은 정해졌나.
“네이밍은 아직 결정을 못했다. 대구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만한 이름으로 지을 생각이다. 여러 군데서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 정식 이름은 대구덕산삼성생명빌딩, 등기명은 덕산빌딩이다. 사람들은 삼성생명 빌딩이라고 부른다. 이미 대구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만큼 빌딩 이름은 그대로 가져가고 아래 상업공간만 네이밍 할 계획이다.”
Q / 앵커테넌트(핵심점포)는 어떤 것으로 가져갈 계획인가.
“MD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우리 몰의 특징은 3~5층에 메인공간인 챗 플랫폼(Chat Platform)을 만든다는 것이다. 챗은 두 사람이 만난다는 의미다. 3층 바닥만 400평으로 5층까지 비어 놓고 이벤트와 전시회를 상시적으로 열어 사람들을 이 공간으로 모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비어 있지만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뭔가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공간을 만들어 집객력을 높이게 되면 3~5층이 1층 효과가 나게 될 것이다. 저층은 건폐율을 확보해서 앞으로 더 빼낼 예정이다. 이런 컨셉을 가지고 F&B, 라이프스타일, 패션 브랜드를 유치할 계획이다. 현재 무지(MUJI)와 입점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명 F&B 업체와도 상담 중이다. 지하1층에 입점해 있는 영풍문고와도 협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Q / 조금 다른 얘기지만 유통업체의 경우 PB(자체상표)를 자사 쇼핑몰에 전개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생각하나.
“유통업체가 자신들의 테넌트를 가지고 MD를 하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MD를 하는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으나 소비자와 다른 테넌트 업체 입장에서는 다를 수 있다. 특히 PB를 많이 사용할 경우 직접 운영하는 쇼핑몰마다 컨셉이 비슷해져 차별화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 부분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곳이 백화점이다. 백화점은 점포수가 많고 규모가 크다 보니 브랜드 유치에 항상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백화점의 경우 패션업체를 인수하거나 PB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롱런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없어지는 것이 태반이다. PB 자체가 경쟁력이 있고 수익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통업체가 PB를 활용해 자체 쇼핑몰에 테넌트로 사용할 경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Q / 대구 삼성생명빌딩 리뉴얼에 대한 이야기는 잘 들었다. 서교동 삼성화재빌딩은 어떻게 개발할 계획인가.
“삼성화재빌딩은 마스터리스(재임대) 계약 기간이 2년 반 정도 남아 있어 삼성생명빌딩보다는 여유가 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개발 계획에 착수할 예정이다. 규모가 크지 않고 리모델링이 아닌 인테리어만 바꾸는 것이어서 계획만 세워지면 금방 할 수 있을 것이다.”
Q / 삼성화재빌딩의 규모와 입지는 어떤가.
“삼성화재빌딩은 지하 4층~지상 8층 높이에 연면적 1만4280㎡ 규모다. 인근에 초대형 빌딩인 메세나폴리스를 제외하면 1만㎡가 넘는 오피스 빌딩이 거의 없어 임차 경쟁력이 뛰어난 편이다. 서울 지하철 2·6호선환승역인 합정역에서 100미터 거리에 위치해 있고, 2년 정도 지나면 홍대상권이 합정동까지 확대되고 건너편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만드는 청년주택 2000세대가 들어설 예정으로 있어 입지 조건도 좋은 편이다. 전면 파사드가 54미터로 넓고, 주자창 시설도 잘 돼 있다. 리테일 시설은 커피숍 하나만 있다. 현재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상업시설로 개발하기로 확정한 가운데 3층까지 넓힐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Q / 지난해 삼성그룹 계열사 두 개 빌딩을 인수하면서 존재를 알렸다. 향후 계획을 말해 달라.
“삼성생명빌딩과 삼섬화재빌딩 말고도 여러 곳에 투자처를 물색 중에 있다. 우리는 오피스 건물을 매입해 저층부를 리테일 시설로 개발하는 금융회사나 마찬가지다. 일반 디벨로퍼와 달리 일정 기간이 지나면 매입한 건물을 매각해 투자자에 수익을 남겨주어야 한다. 유통회사처럼 여러 점포를 가지고 사업을 벌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사업이 커지고 브랜딩화가 되면 장기 투자자를 유치해 회사 규모를 키우고 운신의 폭을 넓힐 수도 있을 것이다.”
Q / 그런 면에서 삼성생명빌딩의 리뉴얼이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 우리는 자산운용사로는 신생회사다. 초기에 좋은 상품을 만들어 실적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대구 삼성생명빌딩은 입지가 좋고, 컨셉도 잘 만들어냈기 때문에 벌써부터 자신들에게 매각하라고 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2만5000평짜리 오피스에 상주인구
5000명, 거기에 지하철과 지하로 연결돼 있고, 길 건너편에는 동성로가 있으며, 가시성도 좋다. 테넌트 업체 입장에서는 선호할 수밖에 없다. 기대해도 좋다.”
GRE파트너스자산운용은 리테일 부동산펀드에 특화


GRE파트너스자산운용은 리테일 부동산펀드에 특화된 자산운용사다. 지난 2017년 7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산운용사로 인가를 받았다. 자본금은 40억원. 최대주주는 30.3%를 갖고 있는 리테일 부동상 컨설팅 전문업체 브라이트유니온이며, IBK투자증권, 부국증권, 우미건설 등이 지분을 공동 출자했다. 브라이트유니온은 한섬과 EXR 등 40개 패션기업, 120여개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들이 출자해 만들었다.
이 운용사는 상업시설 리테일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들이 뭉쳤다. 브라이트유니온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송종헌 씨와 미국계 부동산운용사 CBRE글로벌인베스터스 펀드매니저 출신 강정구 씨가 공동대표다.
GRE파트너스는 기존 부동산 운용사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사업을 개발하는 펀드 위주로 운용되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적 리테일 부동산을 개발하고 쇼핑몰을 운영해본 경험을 살려 홍대와 이태원, 강남역 인근 등 핵심 상권 중심 리테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내 120여개 의류 브랜드를 주주로 두고 있는 브라이트유니온과의 긴밀한 업무 협조와 함께 국내 유명 리테일 부동산 자산 개발 경험을 보유한 대표 및 직원이 직접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리테일 부동산 상품의 개발과 자금 운용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수익을 실현함과 동시에 리스크 관리를 통한 수익의 변동성을 최소화한 상품을 자본시장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