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관광 지형이 단순 구매에서 ‘경험 소비’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국내 면세업계의 생존 전략도 변모하고 있다. 과거 저렴한 가격과 상품 구색에 집중했던 면세점이 이제는 도시의 인상을 결정짓는 문화적 랜드마크이자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다시 몰리는 서울 명동 상권은 단순한 쇼핑 거리를 넘어 K-컬처를 시각적으로 집약해 보여주는 쇼케이스 장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이러한 시장 환경 변화에 발맞춰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 외벽의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 ‘신세계스퀘어’를 통해 감각적인 미디어 아트 영상인 ‘쇼핑 테마 파크(Shopping Theme Park)’를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경일과 연휴가 겹치는 9~10월 외국인 관광 성수기를 겨냥해 기획됐다. 면세점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하나의 거대한 ‘놀이공원’으로 재해석하여, 방문객들에게 쇼핑 그 이상의 정서적 몰입감을 선사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의 이번 시도가 매장 밖의 잠재 고객을 매장 안의 실질적인 구매 여정으로 끌어들이는 ‘심리스(Seamless) 마케팅’의 전형이라고 평가한다. 영상 속에는 자체 캐릭터인 ‘폴앤바니’가 등장해 선물 상자 속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며 패션과 뷰티, K-스타일이 어우러진 면세 공간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한 광고 영상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입힌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방식이다.

기술적 완성도 측면에서도 정교함이 돋보인다. 착시 현상을 활용해 입체감을 극대화하는 ‘아나몰픽 3D’ 기법을 적용해 캐릭터가 건물 밖으로 튀어나올 듯한 생동감을 구현했다. 특히 남산타워와 명동 거리 등 실제 지형지물을 배경으로 차용하고, 실제 명동점 8층부터 12층까지의 매장 위치 정보를 자연스럽게 녹여내어 시각적 즐거움과 실용적 가이드를 동시에 잡았다. 영상 후반부에는 실제 매장 내부의 조형물과 연결되는 연출을 통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었다.
매장 내부에서도 이러한 시각적 경험은 확장된다. 신세계면세점은 벨기에 예술가 카스텐 휠러의 작품인 ‘Y 스파이럴’이나 11층 스카이파크의 자연 요소 등 명동점만의 독창적인 자산을 영상 소스로 활용했다. 또한 9월 말부터는 11층 스카이파크에 영상 속 캐릭터 ‘폴앤바니’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연출존을 조성해 인증샷을 선호하는 MZ세대 관광객의 취향을 저격할 계획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명동 상권 내에서 신세계면세점의 점유율과 상징성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면세점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시간을 점유하는 곳’이어야 한다”며 “디지털 미디어와 오프라인 체험 요소를 결합한 이러한 시도는 명동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강력한 방문 동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신세계면세점은 추석 연휴와 이어지는 하반기 관광 시즌에 맞춰 고객 참여형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단순한 쇼핑 거점을 넘어 즐길 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한 ‘체험형 랜드마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명동 상권의 부활과 함께 글로벌 관광객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오감을 자극하는 콘텐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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