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팬덤 문화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가의 지형도를 바꾸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기획상품(MD) 구매에 그치던 팬덤의 소비 형태가 공간을 직접 체험하고 공유하는 ‘목적형 방문’으로 진화하면서, 대형 복합몰들은 팬덤 IP(지식재산권)를 핵심 앵커 테넌트로 유치하기 위한 공간 전략에 공을 들이는 추세다.
이러한 시장 흐름 속에서 HDC그룹(회장 정몽규)의 아이파크몰 용산점은 리빙파크 3층에 위치한 특화 공간 ‘도파민 스테이션’을 활용해 팬덤 거점화 전략을 다각도로 전개 중이다.
지난 5월 2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 하이브(HYBE) 소속 그룹 엔하이픈(ENHYPEN)의 공식 캐릭터 ‘엔친(ENCHIN)’ 팝업스토어는 이 같은 오프라인 유통가의 혁신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해당 공간은 캐릭터가 팬들의 가방 속 비밀 포켓에 숨어 다닌다는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기존의 단순 매대 나열식 팝업과 명확한 차별점을 뒀다.

방문객들은 단순한 상품 소비를 넘어 애니메이션 영상을 시청하고, 고유의 세계관이 반영된 포토존과 포토부스를 이용하며 현장에서 고도의 몰입감을 경험한다.
온라인 사전 예약이 전 회차 조기 마감될 정도로 개장 전부터 화제를 모은 이번 행사는, 주말을 기해 국내 팬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역의 해외 팬들까지 용산으로 집결시키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키링, 파우치, 포토카드 홀더 등 캐릭터의 개성을 살린 굿즈 판매와 더불어 현장의 다채로운 체험 요소가 글로벌 팬들의 체류 시간을 확보한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팬덤의 강력한 집객력은 몰 내부의 이종 자산 간 연계 소비로 이어지며 가시적인 데이터 성과를 증명해냈다. 아이파크몰에 따르면 팝업스토어 운영 첫 주말 동안 리빙파크 및 도파민 스테이션 주변 일대의 식음료(F&B) 매장 매출은 전주 동기 대비 22% 가량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캐릭터 팝업을 목적지로 삼고 방문한 소비자들이 인근의 게임·캐릭터 매장이나 카페 등으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동선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서, 팬덤 소비가 쇼핑몰 전체의 활력을 제고하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윤호 아이파크몰 영업본부장(이사)은 “과거의 쇼핑몰이 상품 구매 중심이었다면, 최근의 도파민 스테이션은 팬덤 콘텐츠를 매개로 전 세계 고객이 교류하고 추억을 남기는 몰입형 공간으로 진화했다”며 오프라인 유통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김 이사는 “K-POP과 캐릭터가 결합된 IP는 글로벌 고객을 용산이라는 오프라인 거점으로 유인하는 강력한 목적형 방문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라며 “향후에도 이 같은 글로벌 팬덤 오프라인 거점으로서의 체험형 공간 경쟁력을 한층 더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생존은 이처럼 대체 불가능한 공간적 경험과 독점적 IP 콘텐츠를 얼마나 기민하게 결합하느냐에 좌우될 전망이다. 단순한 쇼핑을 넘어 문화적 연대감을 소비하는 공간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유통가 전략의 향방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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