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심야 시간대나 주말에 몰렸던 경기들이 오전 시간대에 집중되면서, 대규모 거리 응원에 나서는 대신 출근길이나 사무실에서 일상적으로 응원에 동참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동료들과 모여 모바일로 경기를 시청하는 등 일상에서 응원의 열기를 표출하는 문화가 새로운 소비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 행동 변화는 유통 및 패션 업계의 상품 기획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응원복이 경기장을 벗어나 일상에서도 활용 가능한 스타일로 변화하면서 패션 업계 역시 스포츠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은 ‘블록코어’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격식을 차려야 하는 오피스 환경에서도 거부감 없이 착용할 수 있도록 프리미엄 감성을 더한 피케 셔츠나 럭비 셔츠, 트랙 재킷의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생활문화기업 LF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포착하고 스포츠 무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 군을 확대했다. LF의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이번 2026 SS시즌을 겨냥해 출시한 전체 스포츠 저지 제품군의 약 30%를 레드 계열로 구성했다. 글로벌 스포츠 축제 분위기와 연계된 스포티 스타일링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 적중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의 경우, 전통적인 클래식 감성에 스포츠 헤리티지를 결합한 독창적인 ‘네오 프레피(Neo Preppy)’ 스타일로 직장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국 스포츠 클럽 문화에 기반을 둔 HRC(HAZZYS Royal Club) 컬렉션을 통해 1966년 영국 축구의 역사적 순간을 시각화한 ‘글로리 데이즈’ 캡슐 컬렉션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수 디테일과 고급 피케 소재를 활용해 스포츠 유니폼 특유의 배색을 살리면서도 출근룩으로 손색없는 실용성을 확보했다.

이 같은 맞춤형 상품 전략은 즉각적인 데이터 성과로 증명되는 분위기다. 헤지스가 지난 5월부터 6월 첫째 주까지 레드 컬러를 포인트로 활용한 의류 제품군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한 마케팅과 프로모션도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데 힘을 보탰다. 헤지스는 첫 승리 기점인 12일부터 사흘간 전 매장에서 시즌오프 상품 대상 최대 3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스페이스H 서울’ 외관을 레드 조명으로 연출해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해당 주말 기간 백화점 매장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LF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응원복을 따로 구매하기보다 평소 스타일 속에서 자연스럽게 응원 분위기를 표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오전 경기 일정으로 일상복과 응원복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면서 이를 반영한 스타일이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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