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9월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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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시장 급상승, ‘빅3’서비스 차별화 가속도 낸다

중고나라·당근마켓·번개장터, 유니콘 기업 탄생도 이어져

유통업계에서 ‘틈새시장’으로 취급받던 중고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비주류로 여겨지던 중고상품 거래가 최근에는 ‘실속 쇼핑’, ‘알짜 사업’이라는 인식 전환이 일어나면서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중고거래 시장이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20조원으로 10여 년 만에 5배 성장한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에는 2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고거래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펼치는 빅3 플랫폼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누리집 캡쳐)

중고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는 배경엔 여러 가지가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잘 안 쓰는 물건을 중고거래 플랫폼에 판매하거나, 새 제품보다는 이미 시장에 출시된 제품의 가치 상승으로 중고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진 것이다.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모든 산업계가 관심을 높이면서 자원 재활용 시장의 활성화가 이뤄지고, 이로 인해 중고거래 제품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점도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요소가 되고 있다.

(누리집 캡쳐)

나아가 거래가 간편해진 점도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현재 해당 시장엔 ‘빅3’로 꼽히는 ‘중고나라’‘당근마켓’‘번개장터’가 서로 경쟁하며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각각은 클릭 몇번 만으로 상품을 등록하고, 반대로 간단하게 구매가 가능하도록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발전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또한 중고거래 시 가장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일명 짝퉁 리스크를 줄이는 개선책을 선보여 고객이 안심하고 물건을 거래할 수 있는 환경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중고거래 빅3 플랫폼이 서로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하며, 사용자 수 확대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누리집 캡쳐)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기업을 향한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졌다. 당근마켓은 최근 1789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유니콘 기업이 됐다. 기업가치로 3조원을 평가받았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4월 BRV캐피탈매니지먼트 등으로부터 무려 560억원을 투자 받았다. 중고나라는 올해 3월 사모펀드 유진-코리아오메가에 경영권이 팔렸는데, 이때 대기업인 롯데쇼핑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중고거래 빅3 플랫폼이 서로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하며, 사용자 수 확대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누리집 캡쳐)

이 같은 성공적 투자 결과는 그만큼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성이 밝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특히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개인 간 중고거래는 흥미로운 쇼핑채널로 자리 잡았다. 이들 서비스는 다시금 전열 재정비로 시장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테넌트뉴스는 중고 시장을 지속적으로 이끌기 위해 중고 물품을 내다 파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솔루션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는 해당 분야 빅3 사업자들의 미래 전략을 이번 9월호를 통해 짚어봤다.

중고거래 빅3 플랫폼이 서로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하며, 사용자 수 확대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누리집 캡쳐)

◇ 중고나라, 안전 거래와 신뢰도 향상에 앞장
중고나라는 국내의 개인 간 중고거래 시장을 태동시킨 대표적인 사업자다.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시작한 중고나라는 현재 압도적인 회원 수(2330만명)를 자랑한다. 1년 거래액도 5조원(2020년 기준)에 이를 정도다. 2014년 법인화된 중고나라는 2016년 모바일 앱을 처음 선보였다. 20년 영업을 가까이 이어오면서 ‘오늘도 중고로운 평화나라’라는 유행어가 생길 만큼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중고나라의 최대 강점은 막대한 수의 회원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방대한 거래량이다. 국내 웬만한 중고거래는 이곳에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고나라에서 별별 상품들이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된 강점이다. 중고나라는 포클레인 같은 중장비부터 토지·별장까지 거래 상품으로 등록할 수 있다.

중고나라는 매 분기 거래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누리집 캡쳐)

다만 후속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예전의 위상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도 받는다. 또한 중고나라는 중고거래의 가장 큰 리스크인 ‘신뢰성’에 흠집이 나는 사건들로 이용자의 불만을 함께 키웠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란 유행어 역시 사실은 반어법이다. 거래량이 많다 보니 별의별 이상한 거래 요청이나 사기가 오고 가는데, 이를 역으로 유머러스하게 푼 게 유행어가 됐다. 약속된 물건 대신 벽돌·오물 등을 넣어 보낸다거나 돈만 받고 연락두절이 되는 등의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

사기와 불법 거래를 줄이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소비자에게 여러 인증 단계를 거치게 하면 된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거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단점을 수반한다. 중고나라는 거래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사기와 불법 거래를 줄이기 위한 기능성 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계속해서 효율적인 물품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고거래 시장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중고나라는 모니터링 팀의 인원을 대거 확충했다. 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한 안전한 중고거래 모니터링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중고물품 거래 전문 연구 조직인 ‘평화연구소’를 만들었다. 회사 내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사기 방지’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여 방안을 마련하는 일종의 태스크포스(TF)팀이다.

2019년엔 앱 내에 ‘평화시장’을 런칭했다. ‘평화시장’은 자체적으로 선별한 개인 단위 판매자 집단인 ‘인증셀러’의 물품을 따로 메뉴화해 거래할 수 있는 곳으로 신뢰도 강화 차원에서 구성한 것이다. 인증셀러는 실명·연락처·은행계좌 등을 통해 본인 인증을 완료한 셀러(판매자)를 대상으로 중고나라가 선발한 그룹이다. 사기거래 이력이 없는 중고나라 앱 회원(판매자)을 타깃으로 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이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오프라인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중고폰 거래 매장)

대기업인 롯데쇼핑의 지분 투자를 받은 것도 업계에선 꽤 이례적인 일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협업 계획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롯데쇼핑의 역량이 중고나라의 사업성을 강화할 발판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십 수년간 걸쳐 쌓아온 회원 수와 거래량이 중고나라의 가장 큰 자산”이라면서 “후발주자의 인기가 부쩍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빅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중고거래 시장에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번개장터, M&A로 시너지 높여 성장세 지속
개점하자마자 구름 같은 인파가 모여든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화제를 모은 매장이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첫 오프라인 스토어 ‘BGZT랩(브그즈트랩)’이다. 한정판 스니커즈를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있는 국내 최대 한정판 스니커즈 컬렉션 매장이다.

브그즈트랩에선 한정판 스니커즈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개인 간 비대면 중고거래를 위한 라커도 제공한다. 번개장터는 2010년 10월 런칭한 국내 최초·최대의 모바일 중고장터 서비스다. 지난 2017년 10월 모바일 중고마켓 업계 최초로 ‘국민 앱’을 가늠하는 기준인 1000만 다운로드 돌파에 성공했다.

 

번개장터는 최근 들어 매 분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누리집 캡쳐)

 

번개장터의 초반 성장 키워드는 ‘취향을 잇는 거래’였다. 취향이 같은 사람끼리 중고물품을 거래하라는 취지인데, 10대 소비자가 응답했다. 이들이 아이돌 굿즈·피규어·콘서트 티켓·문제집 등을 사고 팔면서 번개장터는 중고거래 플랫폼의 강자로 올라섰다.

이후 번개장터는 공세적인 인수·합병(M&A)과 제휴를 통해 사세를 불리고 있다. 2019년 8월 빅데이터 전문 스타트업 부스트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해 10월엔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을 인수했다. 올해 3월엔 착한텔레콤 중고폰 사업부문을 품어 중고폰 거래 사업에도 발을 뻗었다.

이 밖에도 번개장터는 중고거래 플랫폼으로써 기능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업계최초로 ‘정보보호 관리체계’인증을 받은 건 대표적인 사례다. 2018년부터 도입한 번개장터의 안전결제 시스템인 번개페이 역시 호응도가 높다. 2020년 거래액이 1500억원을 돌파하며 2019년 대비 67% 증가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이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오프라인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번개장터의 더현대서울에 위치한 브그즈트랩 매장)

현재 번개장터는 비대면 거래 시 더욱 안전한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에스크로 기반 자체 안전 결제 서비스 ‘번개페이’를 지원하고 있다. 에스크로는 구매자가 제품을 받은 뒤 구매 확정을 하면 정산되는 방식으로, 사용자는 계좌번호를 비롯한 개인정보 노출 없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 사용자 편의는 물론 보안성 면에서 많은 사용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며 런칭 이후 거래액이 연평균 150% 증가했고, 5월에는 전년 동월 거래액 대비 2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처럼 번개장터는 안전 거래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고, 차별화된 컨텐츠 구성을 위해 과감하게 관련 회사 M&A를 추진하는 등 차별화된 경영방식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브그즈트랩’을 통해 새롭게 오프라인 비즈니스에도 참여해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번개장터는 ‘브그즈트랩’ 2호점을 조만간 서울 역삼동 소재 신세계 센터필드에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 당근마켓, ‘당근하세요’ 지역 커뮤니티 강화로 차별화
당근마켓은 후발주자지만 브랜드 파워로는 업계 1위로 꼽힌다. 최근 시리즈D 투자로 ‘유니콘 기업‘에 인정받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빅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신규설치’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스마트폰에 신규 설치된 모바일 앱 중 당근마켓이 570만건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중고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플랫폼 사용자가 구매자이자 판매자란 건데, 당근마켓은 이를 가장 잘 이용해 온 서비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를 반경 6㎞ 내로 제한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강조하는 차별화를 진행하고 있다.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나갈 수 있는 권역)’의 지역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월 이용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누리집 캡쳐)

지역을 강조한 플랫폼 비즈니스는 낯설었지만, 금세 신선함을 안겨줬다. 가령 동네 주민들끼리의 직거래가 주를 이루다 보니 다른 중고거래 앱에서 보기 힘든 물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식당에서 두고 쓰던 공중전화기를 팔거나, 집안에서 굴러다니는 마패를 올리는 판매자도 있었다. 당근마켓의 매력은 또 있다. 택배로 거래하기 어려운 식재료를 거래하기도 하고, 아예 무료로 나눠주겠다는 사람도 종종 보인다.

동네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기행위가 벌어질 확률도 낮다. 당근마켓이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역 주민들의 ‘소통의 장’ 기능을 하는 셈이다. 지역 정보를 공유하려는 사용자가 모이면서 커뮤니티가 커졌고, 자연히 거래량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중고 플랫폼 관계자는 “커뮤니티 성격과 플랫폼의 목적성이 확실해야 사용자가 모인다”며 “플랫폼의 편의성이나 규모, 결제 시스템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이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오프라인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당근마켓과 올리브영 협업 팝업스토어, 누리집 캡쳐))

이처럼 다른 업체들이 효율적인 물품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한 반면, 당근마켓의 초점은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지역 주민들 간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이는 당근마켓의 서비스 중 하나인 ‘동네생활’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공간은 중고거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주민들끼리 다양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동네의 맛집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고, 글쓰기 기능을 통해 육아 문제, 자녀 진로 등 다양한 생각을 주고받는 것도 가능하다.

당근마켓 역시 기업의 성격을 ‘중고거래 플랫폼’으로만 단정 짓는 걸 원하지 않는다.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추구한다. 지금은 중고거래가 주요 서비스지만, 앞으로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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