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3월 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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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넘어 서울숲으로… 무신사가 그리는 ‘K-패션 클러스터’의 미래

민관 협력으로 시작된 상생의 발걸음…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선언에 기대

대한민국 패션의 성지로 불리는 성수동 연무장길의 뜨거운 열기가 인근 서울숲 아뜰리에길로 옮겨붙고 있다.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성동구와 손을 잡고 서울숲 일대 상권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다.

단순한 매장 확장을 넘어 지역 공동체와의 상생, 신진 브랜드의 인큐베이팅, 그리고 도시 재생의 가치를 결합한 무신사의 ‘서울숲 프로젝트’는 침체됐던 골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K-패션의 새로운 거점 탄생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신사의 서울숲 상권 활성화 행보는 지난 2025년 11월 28일, 성동구 상호협력주민협의체와 체결한 ‘상생 협약’에서 시작되었다. 이 협의체는 2016년 지역의 젠트리피케이션(둥지내몰림) 방지를 목적으로 주민과 상권 관계자가 참여해 설립된 기구로, 무신사는 이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성동구 일대를 ‘K-패션 클러스터’로 육성하는 것이다.

무신사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패션·뷰티 쇼핑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본사가 위치한 성수동 연무장길의 성공 경험을 서울숲까지 확장해 K-패션의 활동 범위를 넓히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무신사는 서울숲의 공실 상가를 직접 매입하거나 임차한 뒤, 오프라인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 브랜드에 전용 공간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상권의 급격한 임대료 상승을 억제하면서도 실력 있는 브랜드의 진입을 돕는 민관 상생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는다.

무신사가 진행하는 서울숲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실로 지난 1월 9일 프리미엄 편집숍 ‘프레이트(FR8IGHT)’가 문을 열었다.

◇ 3년 공실의 변신, 1호 매장 ‘프레이트’가 쏘아 올린 신호탄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당시 협약식에서 “이번 협약은 주민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상생 모델을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서울숲길 일대가 지역 공동체와 조화를 이루며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협약 이후 무신사의 움직임은 빨랐다. 2026년 1월 9일, 서울숲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실인 ‘프레이트(FR8IGHT)’가 문을 열었다. 매장이 들어선 왕십리로 5길 19번지는 2023년부터 임차인을 찾지 못해 3년 넘게 방치됐던 유휴 공간이었다.

무신사는 이 버려진 공간을 국내 컨템포러리 브랜드 ‘이스트로그’와 ‘언어펙티드’ 등이 구성된 셀렉트숍으로 탈바꿈시키며 상권 활성화의 신호탄을 쐈다.

프레이트는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시즌 이슈나 협업 콘텐츠에 따라 공간 구성을 달리하는 ‘안테나숍’ 형태로 운영된다. 이는 트렌드에 민감한 방문객들에게 매번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서울숲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동기 프레이트 대표는 “무신사를 통해 패션의 중심지인 성수동에 오프라인 거점을 마련하게 되어 기대가 크다”며 “고객들과 소통하는 브랜드 세계관의 장으로 만들어갈 것” 이라고 전했다.

무신사는 1호 매장을 기점으로 2026년 상반기 내에 패션과 뷰티를 아우르는 20여 개의 브랜드 매장을 순차적으로 오픈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가동했다.

김영환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왼)과 이승진 무신사 부사장(오)이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기업동행정원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 자연과 패션의 공존… 서울숲에 심는 ‘K-패션 정원’
무신사의 전략은 상업적 공간에만 매몰되지 않는다. 2026년 2월 10일, 무신사는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기업동행정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숲과 그 일대에 약 560㎡(170평) 규모로 조성되는 ‘K패션 정원’은 패션 플랫폼 기업 중에서는 유일한 참여 사례로, 무신사의 브랜드 정체성과 시그니처 컬러를 반영한 독창적인 공간으로 기획되었다.

중요한 점은 이 정원이 박람회용 일회성 시설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는 5월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종료 후에도 철거되지 않고 서울시로 소유권이 이관되어 ‘상설 정원’으로 남게 된다. 이는 도심 녹지 확충에 기여하는 ESG 경영의 일환이자, 연무장길과 서울숲 아뜰리에길을 잇는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국내외 방문객을 유입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신사는 이를 통해 자연과 패션이 공존하는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지역 상권과의 접점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여성 패션 브랜드의 집결, ‘경험’ 중심의 콘셉트 스토어 열풍
2026년 2월 하순에 들어서며 무신사의 서울숲 프로젝트는 여성 패션 브랜드의 잇따른 입점으로 더욱 활기를 띠었다. 지난 2월 초에는 여성 의류와 가방 중심의 브랜드 ‘유르트(YURT)’가, 2월 20일에는 여성 의류가 강한 ‘제너럴아이디어(GENERAL IDEA)’가 아뜰리에길에 문을 열었다.

무신사의 서울숲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월, 여성 의류와 가방 중심의 브랜드 유르트(사진 위)와 여성 의류 비중이 높은 제너럴아이디어(사진 아래)가 서울숲의 아뜰리에길에 나란히 문을 열었다.

서촌에 이어 서울숲을 두 번째 거점으로 선택한 유르트는 ‘편안한 쉼’을 주제로 한 콘셉트 스토어를 선보였다. 1층은 매장, 2층은 전시 및 체험 공간으로 구성해 방문객이 가죽 소품에 이니셜을 새기는 등 브랜드 철학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제너럴아이디어 서울숲점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노란 아이리스 꽃을 테마로 공간을 꾸며 방문객이 브랜드의 서사를 시각적으로 감상할 수 있게 기획되었다.

이처럼 브랜드의 정체성을 시각화한 감도 높은 매장들이 들어서면서 기존의 식음료(F&B) 중심이었던 아뜰리에길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문화 거리로 변모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입점 브랜드들이 고객을 맞이하기 위해 매장 오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 K-패션 클러스터 완성을 자신했다.

◇ 왜 서울숲인가?, ‘오프라인 인큐베이팅’을 통한 상생 전략
무신사가 서울숲을 낙점한 이유는 이 지역만이 가진 독특한 입지적 특성 때문이다. 서울숲 상권은 거친 산업적 느낌의 성수역 인근과 달리, 공원의 녹음과 붉은 벽돌 주택이 어우러진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분위기를 지닌다. 인근에 초고가 주거 단지가 위치해 구매력 높은 배후 수요가 탄탄하며, 대형 엔터테인먼트 사옥들이 위치해 국내외 팬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K-컬처의 성지’이기도 하다.

2월 중순 현재 서울숲 상권에는 룩케스트와 푸마, 이마트 디저트랩 ‘올데이하이라이트’ 매장이 오픈을 앞두고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서울숲 아뜰리에길은 이제 식음료 위주의 골목에서 K-패션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특화 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상반기 내 20여 개의 매장이 모두 문을 열고 ‘K-패션 정원’까지 조성되면, 서울숲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패션 관광의 필수 코스로서 지금보다 한층 더 인기가 상승할 전망이다.

민관 협력의 선례를 남기며 지역 공동체와 브랜드, 그리고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무신사의 서울숲 프로젝트가 상권의 재도약을 이끄는 성공적인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업계와 지역 사회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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