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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한정’이 가진 희소성…리테일 업계, 제철 마케팅 본격화

전통적인 유통 마케팅 달력의 시차가 무너지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고온 현상이 정례화되면서, 하절기 상품의 기획 및 출고 시점은 매년 앞당겨지는 추세다.

유통 기업과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기후 변동성은 공급망 불안정을 초래하는 위험 요인인 동시에, 초기 수요를 선점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기회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고물가 기조의 장기화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출에 극도로 신중해진 상황에서, ‘제철 신선식품’과 이를 활용한 ‘시즌 메뉴’는 실패 확률이 낮은 확실한 심리적 만족을 제공하는 핵심 카테고리로 부상했다.

과거의 시즌 마케팅이 단순히 대량 매입된 원물을 저렴하게 처분하거나 한시적인 분위기를 환기하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다면, 최근의 제철 전략은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고도화된 공급망 관리를 기반으로 전개된다.

서울시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 모델이 고창 명품 수박을 들고 있다.(제공 롯데백화점)

소비자들은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품질이 확실하게 보증된 상품에 지갑을 열고 있으며, 유통 플랫폼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단순 검수를 넘어 인공지능(AI) 기반의 선별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F&B 업계 역시 원산지 인증을 통한 로컬 브랜딩과 디지털 콘텐츠 결합을 통해 타깃 고객의 유입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적 전환을 단행하는 중이다.

대형마트와 커피 프랜차이즈로 대변되는 오프라인 유통 및 F&B 업계의 대응 구조는 기술적 신뢰도 확보와 문화적 접점 확대라는 두 가지 축으로 수렴된다. 신선식품 유통 플랫폼은 원물의 품질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 중심의 큐레이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소비자가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과 같이 단가가 높고 내부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품목을 구매할 때 느끼는 리스크를 기술로 상쇄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 선별기를 통해 내부 비파괴 당도 측정을 수행하고 비정상 원물을 사전에 차단하는 밸류체인은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로 직결되며, 이는 단순한 할인 행사를 넘어 브랜드 자산으로 축적되고 있다.

F&B 플랫폼의 경우, 제철 원물의 신뢰성에 미디어 커머스 전략을 결합해 브랜드 인지도를 대폭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산 고품질 원산지를 강조한 제품 기획으로 원물에 대한 신뢰를 확보한 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숏폼 콘텐츠를 동시다발적으로 투입해 전환율을 높이는 구조다. 이러한 전략은 브랜드의 올드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자발적인 확산을 유도하며, 단기간에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논산에서 온 수박 주스’ 출시와 함께 개그맨 김원훈과 협업한 코믹 숏 시리즈의 두 번째 영상인 ‘논산훈련편’도 공개됐다.(제공 컴포즈커피)

롯데마트 제타는 축적된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제철엔 제타’ 캠페인을 전개하며 신선식품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2025년 10월 첫 선을 보인 고구마를 시작으로 지난 4월 두릅에 이르기까지 계절별 핵심 제철 신선식품 총 8개 품목을 운영한 결과, 해당 행사의 품목별 평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신장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올해 5월 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수박 매출은 조기 무더위 영향과 맞물려 전년 동요일 대비 18.2% 상승했다. 롯데마트 제타는 수박 전 품목에 11브릭스 이상의 고당도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과숙이나 공동과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는 AI 선별 시스템을 전격 도입함으로써 고관여 소비층의 구매 정착을 이끌어냈다.

F&B 부문에서는 컴포즈커피의 원산지 연계형 시즌 캠페인이 돋보인다. 컴포즈커피는 지난 5월 12일 국내산 논산 수박을 전면에 내세운 ‘논산에서 온 수박 주스’를 재출시한 이후 일평균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하는 폭발적인 초기 흥행을 기록 중이다.

이와 동시에 개그맨 김원훈과 협업하여 군대 상황극 등을 차용한 코믹 숏 비디오 시리즈를 기획, 제1편인 ‘더위처방편’이 공개 이틀 만에 누적 조회수 320만 회를 돌파하는 등 강력한 디지털 파급력을 보여주었다. 컴포즈커피는 수박 주스의 대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망고 자몽 요거빙, 연유 수박 팥빙, 솔티즈 쿨 리치 등 하절기 스펙트럼을 전방위로 확장하며 계절 한정 메뉴가 가질 수 있는 매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제철 마케팅의 고도화는 유통 및 F&B 기업들에게 단순한 매출 진작 이상의 시사점을 던진다. 향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첫째, 산지 계약 및 기술 기반 검수를 통한 원물의 균일한 품질 통제력을 갖추어야 하며, 둘째, 짧아진 트렌드 주기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애자일한 디지털 콘텐츠 소통 역량을 내재화해야 한다. 기후 리스크가 일상화된 시대에 철저하게 계산된 제철 전략은 객단가를 높이고 플랫폼 로열티를 강화하는 가장 확실한 헷지 수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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