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W 패션코드(Fashion KODE)가 지난 25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첫날 초청쇼의 주인공은 김주한 디자이너가 이끄는 데일리미러(DAILY MIRROR)였다. 브랜드 네임처럼 이번 컬렉션은 매일 아침 거울 앞에 서는 우리 자신의 모습에서 출발한다. 데일리미러는 ‘요란하지 않아도 기억에 남는 스타일’이라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화려한 장식 대신 정교한 테일러링과 확신에 찬 실루엣을 선보이며 객석을 압도했다.
쇼는 크게 두 가지 분위기로 이어졌다. 크림 화이트와 아이보리로 가득한 차분하고 부드러운 오프닝, 이후 블랙과 버건디, 딥 그린이 등장하는 강하고 묵직한 후반부. 두 분위기는 서로 부딪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컬러와 소재의 조화, 스타일링과 착장의 협주
쇼의 시작 부분은 밝은 하얀 세상이었다. 화이트와 크림색, 아이보리 톤의 옷들이 무대를 채웠는데, 같은 색이 반복되는데도 지루하지 않았다. 옷의 형태, 소재의 질감, 겹쳐 입는 방식이 모두 달랐기 때문이다.
소재도 눈에 띈다. 탄탄한 울 소재는 옷이 크게 만들어져도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게 잡아주었고, 은은한 광택의 새틴 소재는 블랙 팬츠와 만나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후반부에는 버건디와 딥 레드 컬러의 가죽 소재가 등장하면서 앞부분의 조용한 분위기를 확 뒤집었다. 이 컬렉션에서 블랙은 그냥 검은색이 아니다. 화이트와 나란히 놓일 때 더 강하고 선명하게 빛났다.
이번 컬렉션의 한 축은 레이어드 스타일이다. 단순히 옷을 겹쳐 입는 것이 아니라, 소재와 실루엣이 서로 대비를 이루도록 계산된 하나의 ‘레이어링 작품’이었다. 넉넉하게 떨어지는 재킷 아래 타이트한 스커트, 풍성한 소매의 셔츠 위에 몸을 꽉 잡아주는 코르셋 스타일 아우터.
크고 여유로운 옷과 딱 붙는 옷이 한 착장 안에서 만나면서 독특한 긴장감이 생겨났다. 색도 소재도 다르지만 자연스럽게 두 옷이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스타일, 그것이 이번 데일리미러 컬렉션이 말하는 레이어드였다.
또한 아이보리 미니 드레스에 같은 크림 톤의 볼륨 재킷을 걸쳐 처음부터 끝까지 한 가지 색으로만 완성한 룩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흰 오버사이즈 셔츠에 블랙 코르셋 스커트를 입은 룩은 이번 쇼에서 가장 많이 회자될 만한 조합이었다. 셔츠의 크고 넓은 칼라가 얼굴 주변을 감싸며 룩 전체에 힘을 실어줬다.
패션코드 휘날레에서는 깔끔한 더블 브레스트 크림 롱 코트가 시작을 알렸고, 마지막 장식은 버건디 가죽 스커트, 딥 레드 비닐 재킷, 올리브 그린 후디 세트가 한꺼번에 등장하며 쇼의 끝 부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앞서 이어진 조용한 화이트 무드와 대비되면서 보는 사람의 눈을 확 사로잡는 순간이었다.
슈즈 & 액세서리, 무대 분위기와 적절한 조화
슈즈는 룩의 분위기에 맞게 정확하게 골랐다. 크림 화이트 착장에는 귀엽고 단정한 화이트 메리제인 플랫을, 블랙 앤 화이트 룩에는 두껍고 각진 블랙 플랫폼 로퍼를 매치했다. 패션코드 무대에서는 크림 레이스업 플랫과 블랙 키튼 힐 스트랩 슈즈가 등장해 각각의 룩 무드를 완성했다.
액세서리는 많지 않았지만 하나하나가 제 역할을 했다. 귀에 걸린 실버 후프 이어링은 얼굴을 또렷하게 살려줬고, 한쪽 손에만 낀 블랙 레더 글러브는 룩 전체에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하는 포인트가 됐다. 아이보리 컬러의 작고 단단한 핸드백은 블랙 코트 룩과 매치되어 색의 대비를 자연스럽게 활용했다.
쇼가 열린 공간은 사선으로 기울어진 천장과 넓은 유리창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바깥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이 런웨이와 어우러지며 무대 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졌다. 배경 벽에는 굵고 간결한 서체로 쓰인 ‘DAILY MIRROR’ 로고만 있었고, 그 심플함 덕분에 옷이 더 돋보였다.
모델들은 불필요한 동작 없이 걸었다. 표정은 차분했고 걸음걸이에는 힘이 있었다. 앞쪽에 화이트 컬러의 옷을 입은 모델들이 일렬로 줄지어 걸어나오는 피날레 장면은 단순한 쇼의 끝이 아니라 강한 메시지처럼 다가왔다.
데일리미러의 2026 F/W 컬렉션은 화려함보다 확신을 택했다. 요란하지 않아도 기억에 남는 스타일. 김주한 디자이너는 런웨이 위에서 그 답을 가장 조용하고 단단하게 보여줬다


![SSF샵-로고[1]](https://tnnews.co.kr/wp-content/uploads/2025/08/SSF샵-로고1-300x58.png)

![네이버볼로그[1]](https://tnnews.co.kr/wp-content/uploads/2025/08/네이버볼로그1-300x133.jp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