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게 다가온 여름처럼 K-뷰티 시장의 열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 속에서 국내 뷰티 플랫폼들은 자체 기획 상품(PB)과 차별화된 브랜드 큐레이션,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무기로 새로운 뷰티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유통 채널에서 벗어나, 방대한 행동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의 변화를 가장 먼저 읽어내고 정교한 큐레이션 기획을 선보이는 트렌드의 주체로 진화한 것이다. 과거와 달리 대형 브랜드의 캠페인이 아닌, 플랫폼의 데이터 자체가 뷰티 시장의 선행 지표가 된 셈이다.
실제로 같은 뷰티 카테고리라 할지라도 플랫폼의 주 고객층과 구매 목적에 따라 주목받는 키워드와 브랜드의 결이 다르게 나타난다. 최근 뷰티 소비가 하나의 메가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채널 특성에 맞춰 철저히 파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올리브영에서는 쿨링·선케어처럼 여름철에 당장 필요한 기능성 상품이 인기인 반면, 에이블리에서는 1020 잘파세대를 중심으로 가성비와 트렌디한 사용 경험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 성향이 두드러진다.

또한 무신사 뷰티는 향수와 색조 메이크업을 패션 스타일링과 엮어 소비를 확장하고 있으며, 지그재그는 의류를 사면서 뷰티 제품도 함께 구매하도록 직관적인 쇼핑 환경과 빠른 배송, 이색적인 기획 상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소비자들이 뷰티 제품을 고르는 기준 역시 깐깐하게 세분화되고 있다. 이들은 합리적인 가격을 좇는 동시에 SNS와 숏폼을 통해 인디·신생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낸다. 나아가 소용량이나 리필형, 묶음 구성 등 실생활에서 편의성을 높인 패키지 디테일까지 꼼꼼히 따져 구매를 결정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뷰티 플랫폼들의 기획 방향도 철저히 고객 맞춤형’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앞서 살펴본 주요 플랫폼들의 행보 역시 저마다의 핵심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격, 사용 경험, 패션과의 연계 등 고객의 뚜렷한 쇼핑 목적을 정확히 공략한 결과다.
결과적으로 플랫폼에 쌓인 검색어와 구매 데이터는 새로운 상품 기획으로,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는 실제 구매 유도로, 고유의 브랜드 큐레이션은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으로 귀결되고 있다. 플랫폼마다 타깃 고객층과 쇼핑 목적이 확연히 다른 만큼, 하나의 뷰티 시장 안에서도 주목받는 키워드와 브랜드 트렌드의 파편화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올리브영, ‘쿨링·선케어’ 키워드 부상… 여름 기능성 수요 확대
올리브영에서는 여름을 앞두고 ‘계절 대응형 상품’들의 성장세가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났다. 최근 3~6개월 사이 급상승 검색어를 보면 ‘쿨링’은 61%, ‘선스틱’은 56%, ‘선스프레이’는 154%, ‘데오드란트’는 52% 증가했다. 고온다습한 날씨와 야외 활동 증가에 맞춰 피부 열감, 자외선 차단, 체취 관리 등 여름철 실사용 수요가 검색 데이터에 반영됐다.
올리브영이 5월 발표한 ‘올리브인덱스’에서도 쿨링, 브라이트닝 등 여름을 대비하는 뷰티 키워드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킨케어 영역에서는 코엔자임Q10, 티아미돌 등 항산화와 미백 기능성 성분 키워드도 함께 부상했다. 선미스트, 키즈선팩트 등 선케어 관련 키워드도 상승하며, 여름철 피부 관리 수요는 사용 편의성과 기능성 성분 탐색으로 넓어지고 있다.
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 전략에서는 지역과 여행 소비를 연결한 상품 기획도 확인된다. 올리브영은 관광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지역 밀착형 매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지난해 올리브영을 방문한 외국인 고객 소비 동향을 분석한 결과, 제주 지역 외국인 구매 건수는 엔데믹 전환기였던 2022년 대비 약 200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부산 지역 외국인 구매 건수도 약 60배 늘었다.

이에 따라 올리브영은 자체 브랜드를 활용한 지역 특화 상품도 선보였다. 지난 2023년 자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라운드어라운드’를 통해 제주 감귤을 활용한 립밤과 핸드크림 등 바디케어 제품을 기획한 것이 대표적이다.
제주와 부산 지역에서 외국인 구매 건수가 늘어난 만큼, 관광지 거점 매장을 중심으로 뷰티 구매도 확대되고 있다. 올리브영에서는 여름철 기능성 상품 수요와 관광지 기반 상품 기획이 동시에 확인된다. 쿨링, 선스틱, 선스프레이, 데오드란트 등은 더위와 자외선, 체취 관리 수요를 반영하고, 지역 특화 상품은 관광지에서의 구매 경험을 넓히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에이블리, 1020 피부 고민 겨냥한 첫 PB ‘바이블리’ 론칭
에이블리에서는 1020 잘파세대를 중심으로 제품력과 합리적인 가격을 동시에 따지는 소비가 두드러진다. 잘파세대는 새로운 브랜드와 상품을 적극적으로 경험하는 성향이 강하지만, 동시에 가격 부담에도 민감하다. 이에 따라 단순 저가 상품보다 합리적인 가격대 안에서 용량, 사용 주기, 휴대성, 패키지 구성을 함께 따질 수 있는 제품에 반응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은 기존에 익숙한 브랜드뿐 아니라 SNS, 리뷰, 숏폼 콘텐츠 등을 통해 발견한 인디 브랜드와 신생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탐색한다. 단독 선론칭,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한정 구성처럼 희소성과 재미 요소를 갖춘 상품에 빠르게 반응하는 것도 특징이다. SNS와 숏폼에서 발견한 상품을 플랫폼에서 검색하고, 한정 구성이나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구매로 연결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제품 선택 기준도 세분화되고 있다. 가격과 제품력 외에도 용량, 사용 주기, 휴대성, 패키지 구성처럼 실제 사용 과정에서 체감할 수 있는 요소가 구매 기준이 되고 있다. 소용량, 다개입, 리필형 제품처럼 부담을 낮추면서도 다양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에이블리는 이러한 소비 흐름을 적극 반영해, 첫 뷰티 PB 브랜드 ‘바이블리(BYBLY)’를 선보였다. 바이블리는 월 1,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MAU)를 보유한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의 독보적인 ‘취향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생한 브랜드다. 단순히 화장품 구매 이력을 넘어 실시간 검색, 클릭, 장바구니 등록 등 연간 1,500억 건에 달하는 소비자의 행동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1020 유저의 진짜 니즈를 정밀하게 담아냈다.
에이블리는 단순히 입점 브랜드를 늘리는 물량 공세 대신, 이 데이터를 가공해 1020 잘파세대의 선호 제형, 사용감, 피부 고민 등을 저격하는 ‘ 타깃 맞춤형 상품 기획’에 무게를 싣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넘어 고객의 실제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반영한 첫 자체 브랜드(PB) ‘바이블리’ 역시 이러한 데이터 커머스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무신사, 향수·색조 반응 확대… 감도형 뷰티 브랜드 주목
무신사 뷰티에서는 프래그런스와 색조 메이크업 카테고리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무신사가 발표한 ‘2025 트렌드 결산 리포트’에 따르면, 고객들이 플랫폼 내에서 가장 많이 찾은 핵심 카테고리는 향수, 블러셔, 쿠션, 틴트 등 프래그런스와 색조 상품군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래그런스 카테고리에서는 국내 라이징 브랜드의 성장세가 매섭다. 국내 브랜드 ‘비비앙’은 ‘월넛크릭그린’ 등이 대히트를 치며 당해 ‘무신사 뷰티 어워즈’에서 향수 부문 브랜드 1위에 올랐다. 2024년 론칭한 컨템포러리 브랜드‘시머스(SYMUS)’ 역시 ‘미드나잇 파크 오 드 퍼퓸’ 등으로 큰 호응을 얻었으며, 최근에는 향수에 이어 핸드크림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브랜드 볼륨을 키워가고 있다.
글로벌 향수 브랜드에 대한 굳건한 수요도 이어지는 추세다. 지난 3월 무신사에 공식 입점한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미우미우의 뷰티 라인 ‘미우미우 뷰티’를 비롯해 메종 마르지엘라 퍼퓸, 이세이 미야케 퍼퓸, 폴로 랄프 로렌 퍼퓸 등이 대표적이다.

색조 카테고리에서도 무신사 특유의 감도형 큐레이션이 빛을 발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인 오드타입과 위찌를 필업으로 글맆, 플라워노즈, 스나이델 뷰티 등 기존 유통 채널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독특한 콘셉트의 브랜드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바닐라코, 릴리바이레드 등 대중적인 색조 브랜드까지 시너지를 내며 감도형 브랜드와 대중 브랜드가 균형 있게 성장하는 흐름이다. 결과적으로 패션 플랫폼에서 출발한 무신사는 뷰티 영역에서도 브랜드 콘셉트와 제품 이미지를 착장과 함께 고려하는 고감도 고객층을 완벽히 흡수했다는 평이다. 이렇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려는 소비자들의 흐름이 무신사 뷰티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그재그, ‘직잭뷰티’ 거래액 50% 증가…’ 패션 연계’ 구매 확대
지그재그에서는 패션 구매 흐름과 함께 뷰티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2025년 직잭뷰티 거래액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 기존 지그재그에서 인기를 끌던 어바웃톤, 삐아, 바닐라코, 네이밍 등은 여전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패션 플랫폼 이용자가 뷰티 상품까지 함께 구매하는 흐름이 거래액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직잭뷰티는 10대부터 30대까지 지그재그 전 고객층에서 호응을 얻으며 성장하고 있다. 특히 시즌 변화나 대규모 할인 행사 시점에는 뷰티 구매가 패션과 함께 늘어나는 패턴이 나타난다. 패션 상품 구매 흐름과 맞물려 립, 블러셔 등 간단히 구매하기 좋은 뷰티 상품의 반응도 함께 커지고 있다.

최근 4~5월 지그재그 뷰티 트렌드에서는 색다른 제형과 패키지를 앞세운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젤리미스트, 리퀴드 하이라이터, 버블토너, 캡슐크림처럼 기능 뿐 아니라 사용하는 과정에서의 재미를 더한 상품들이 대표적이다. 패키지에서도 시각적 재미와 휴대성을 강조한 흐름이 나타났다. 사탕, 주스, 도넛,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처럼 패키징한 뷰티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토니모리의 ‘치크톤 립 앤 치크 듀오밤’은 영화 ‘주토피아’ 속 아이스크림인 ‘팝시클’ 모양의 키링 형태로 제작됐다.
지그재그에서는 패션 상품을 구매하는 흐름 속에서 립, 블러셔처럼 함께 고르기 쉬운 뷰티 상품이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젤리미스트, 버블토너, 키링형 립앤치크처럼 사용감과 패키지 재미를 더한 상품도 관심을 얻고 있다. 배송 경쟁력도 지그재그 뷰티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2025년 직진배송 전체 거래액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뷰티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165% 증가해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직진배송 뷰티 카테고리에서는 간단히 구매하기 좋은 블러셔와 립 관련 상품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상품일수록 구매 부담이 낮아지고, 실제 사용 후 리뷰도 일반 배송 상품보다 빠르게 쌓이는 편이다.빠른 배송은 단순 편의 기능을 넘어 뷰티 구매 전환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빠른 수령 경험이 리뷰 축적으로 이어지고, 축적된 리뷰가 다시 다른 고객의 구매 판단을 돕는 구조를 이루는 것이다.
지그재그에서 뷰티 카테고리가 성장하는 배경에는 패션 구매와의 동반성, 재미형 상품, 직진배송 기반의 전환 구조가 함께 맞물려 있다.최근 뷰티 플랫폼의 흐름은 고객층과 구매 상황에 따라 플랫폼 별로 달라지고 있다. 올리브영은 여름 기능성 수요와 지역 특화 상품을, 에이블리는 1020 고객 데이터를 반영한 PB 전략을, 무신사는 프래그런스·색조 중심의 감도형 브랜드 큐레이션을, 지그재그는 패션 구매와 결합한 뷰티 소비와 빠른 배송 기반의 구매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뷰티 시장에서 검색어와 구매 데이터는 상품 기획으로, 배송 서비스는 구매 전환으로, 브랜드 큐레이션은 플랫폼별 차별화로 직결되고 있다. 이처럼 플랫폼의 역할이 고도화됨에 따라, 브랜드 입장에서도 ‘어느 플랫폼에서 어떤 고객과 만날 것인가’는 뷰티 유통 전략을 수립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BOX INTERVIEW]

글맆, “자기표현의 즐거움을 전하는 브랜드가 목표” – 전소미 ‘글맆(GLYF)’ 파운더
무신사 뷰티에 입점한 글맆은 ‘너만의 언어로 표현해 보라’는 의미를 담은 뷰티 브랜드다. 전소미가 브랜드 초기 기획 단계부터 파운더로 참여했으며, 글맆만의 방식으로 자기표현의 자유와 즐거움을 전하는 데 방향을 두고 있다.
글맆을 대표하는 제품은 ‘글루 글로스’다. 론칭 후 1년 넘게 꾸준히 반응을 얻고 있는 제품으로, 슬로건은 ‘STICKY BUT PRETTY’다. 전소미 파운더는 “처음에는 틴트 안에서도 이 끈적임을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다”며 “다양한 제조사와 제형을 테스트하면서, 어느 정도 끈적임이 있어야 글루 글로스만의 도톰하고 비현실적인 광택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글맆은 모든 요소를 두루 갖춘 제품보다, 글루 글로스만의 질감과 광택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방향을 택했다. 전소미 파운더는 “육각형이 모두 채워진 제품보다 확실하게 뾰족한 걸 만들고 싶었다”며 “코덕 분들이 ‘비슷비슷한 제품들 사이에서 국내 글로스의 혁신을 가져다준 제품’이라고 표현해 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에 다양성이 생겼으면 했고, 어렵더라도 그것이 글맆다운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글맆은 특정 타깃을 좁게 정하기보다 자기표현에 진심인 소비자,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가고 싶은 소비자를 주요 고객층으로 보고 있다. 전소미 파운더는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거나 어려운 분들이 조금 더 자유롭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다”며 글맆 팬들이 글맆이 전하는 자기표현의 자유와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글맆은 하반기 1년 넘게 준비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다양한 국가의 소비자와도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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