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및 리테일 산업에서 전개되던 친환경 활동이 데이터 기반 성과 측정과 자원순환 체계 구축 중심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과거 환경 경영이 브랜드 이미지 제고나 소비자 소통 차원의 활동으로 인식됐다면, 최근에는 ESG 공시 확대와 공급망 관리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 경쟁력과 연결된 전략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환경 활동의 정량적 성과를 측정하고, 자원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와도 맞물린다. 그린워싱에 대한 경계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단순한 친환경 메시지보다 실제 성과를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와 실행 사례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따라 다양한 기업들이 기술 협업과 자원순환 프로그램을 통해 ESG 활동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리테일·소비재 업계의 환경 전략에서는 기술 기반 성과 측정과 자원순환 인프라 구축이 주요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일회성 캠페인 중심 활동에서 나아가 AI, 위성 데이터 분석 등 기술을 활용해 환경적 효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측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제품 판매 이후 폐기 단계까지 관리하는 자원순환 구조 구축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통망과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해 사용된 제품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역물류 체계는 기업의 ESG 활동 범위를 생산과 판매를 넘어 폐기 이후 단계까지 확장시키고 있다.
유한킴벌리·락앤락·애경산업의 ESG 실행 사례
유한킴벌리는 장기 조림 사업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기후테크 스타트업 메타어스랩과 협업해 AI 기반 위성 데이터 분석을 진행했다. 2003년부터 몽골 토진나르스 지역에 조성해 온 ‘몽골 유한킴벌리숲’의 21년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총일차생산성(GPP) 지표가 2003년 0.33kgC/m²/yr에서 2024년 0.70kgC/m²/yr로 약 2.1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조림지의 GPP 증가 속도는 자연회복 비교 지역보다 약 1.6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기간 진행된 조림 사업의 환경적 효과를 데이터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락앤락은 자원순환 캠페인 ‘러브 포 플래닛(Love for Planet)’을 통해 폐플라스틱 수거 및 업사이클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래된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수거해 생활용품과 산업소재, 공공시설물 등으로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아름다운가게와 제주올레를 수거 거점으로 활용한다. 지난해에는 3,830명이 참여해 2만여 개의 밀폐용기를 수거했으며, 수거된 폐플라스틱은 제주올레길 모작벤치 제작과 자동차 부품 소재 등에 활용됐다. 소비자 참여를 기반으로 한 자원순환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애경산업은 환경의 날을 맞아 사내 탄소 감축 캠페인 ‘애·탄·다’를 진행했다. 회사는 이메일 1통 저장 시 약 4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임직원 대상 ‘디지털 탄소 다이어트’를 실시했으며, 5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총 613,361건의 불필요한 이메일을 삭제했다. 이를 통해 약 2,453kg 규모의 탄소 감축 효과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업무 환경 내에서 실천 가능한 ESG 활동을 통해 구성원 참여를 유도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ESG 활동, 공급망 관리와 경쟁력으로 연결
업계에서는 ESG 활동이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공급망 관리와도 연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들은 Scope 3 배출량 관리와 공급망 전반의 환경 데이터 확보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경우 조림 사업의 성과를 데이터화했고, 락앤락은 제품 사용 이후 단계까지 고려한 자원순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애경산업 역시 임직원 참여형 캠페인을 통해 내부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관리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방식은 다르지만 ESG 활동을 보다 측정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발전시키려는 공통된 흐름을 보여준다.
향후 리테일 및 소비재 시장에서는 ESG 활동 역시 얼마나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자사 사업 특성에 맞는 환경 지표를 구축하고, 이를 실제 사업 운영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ESG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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