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유통 시장의 흐름이 기초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넘어 고기능성 헤어 및 두피 케어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과거 단순 세정 목적에 머물던 헤어 제품군은 피부처럼 두피를 관리하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 얼굴 피부처럼 두피를 관리하는 경향)’ 트렌드의 확산과 함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추세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군 확장과 해외 직구 유통 플랫폼의 거래액 급증으로 나타나며, 유통사와 제조사 모두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스킨케어 패러다임의 확산
소비자가 헤어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단순 세정에서 맞춤형 기능성 제품으로 진화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유통 시장 영향력이 확대됐다. 로레알 그룹의 글로벌 럭셔리 헤어 브랜드 케라스타즈가 전개하는 ‘제네시스’ 캠페인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브랜드는 자외선과 잦은 스타일링으로 인한 두피의 온도 상승이 장벽 약화와 모발 끊어짐으로 이어진다는 인과관계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두피 탄력과 진정을 강조하는 스킨케어 관점의 케어 루틴을 시장에 제시했다.

실제 브랜드 자체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8%가 모발 볼륨감 개선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고농축 영양 성분을 적용한 기술력을 통해 즉각적인 영양 공급과 두피 탄력의 8배 강화를 수치로 입증했다. 실리콘 무첨가 성분 배합의 샴푸로 피지와 노폐물을 세정하고 묽은 액체 제형의 두피 전용 앰플 세럼으로 영양을 직접 흡수시키는 단계별 루틴 제안은 기존 헤어케어의 범위를 전문 스킨케어 영역으로 안착시켰다. 이는 백화점 및 주요 프리미엄 채널 내 객단가 상승을 이끄는 핵심 요인이 됐다.

크로스보더 채널의 품목 다변화
이러한 고기능성 헤어케어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는 프리미엄 채널을 넘어 글로벌 온라인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다져진 K-헤어의 고기능성 기술력은 온라인 채널 특유의 빠른 파급력과 맞물려 해외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력이 됐다.
실제로 자국 뷰티 브랜드의 입지가 견고한 일본 시장에서 한국산 헤어 제품이 거두고 있는 성과는 이러한 채널 확장 전략의 유효성을 보여준다.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재팬이 운영하는 온라인 오픈마켓 큐텐재팬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5월 한 달간 한국산 헤어 제품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하며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세부 품목별로 살펴보면 트리트먼트와 세럼 등이 포함된 헤어케어는 114% 성장했고 두피케어 역시 11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브러시와 고데기 등 스타일링 제품군은 267%, 헤어 컬러 제품군은 219% 급증하며 품목의 전문화와 다변화가 동시에 진행됐다. 이러한 흐름은 큐텐재팬의 분기 최대 할인 행사인 메가와리 기간에도 지속되어 스타일링 제품군이 217%, 헤어 컬러가 118%, 두피케어가 60%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한국 기업들이 탈모 관련 특허와 한방 성분 및 효소 기반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제형 라인업을 구축한 점이 현지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한 원인이다. 플랫폼 차원에서도 브랜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월 개최된 2026 큐텐재팬 메가데뷔 어워즈에서 신생 K헤어케어 브랜드 라페름이 루키상을 수상하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외에도 미쟝센, 아도르, 어노브 등이 최근 일본 시장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들의 활약은 K헤어가 스킨케어의 뒤를 잇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헤어 유통 시장의 변화는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대기업과 인디 브랜드를 아우르는 시장 전반의 개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통 플랫폼과 브랜드가 지속 성장하려면 세분화된 제품군에 맞춘 유통망을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의 상품 기획(MD)을 정교화해야 한다. 특히 고기능성 제품일수록 소비자의 신뢰를 높일 객관적인 효능 데이터와 함께, 자사몰(D2C) 및 해외 유통 채널 다각화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제조사와 플랫폼 간 협업을 통해 현지 기후와 인종별 두피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현지화 상품을 개발하는 접근도 요구된다. 다만 유통 채널을 넓히는 과정에서 일관된 가격 체계를 유지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지켜내는 일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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