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 상권이 단순한 패션 구매처를 넘어 한국인의 일상을 체험하는 체류형 관광지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단체 관광객 중심이던 시장 구조가 다양한 국적의 개별 여행객으로 재편되면서 글로벌 거점으로 거듭나는 추세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오프라인 쇼핑 공간의 대대적인 정체성 변화를 시도한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4월 동대문이 위치한 중구 을지로동을 방문한 외국인은 31만 8,30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늘었다. 이러한 변화는 고스란히 기업 성과로 이어져, 현대아울렛 동대문점의 올해 1~5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22%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3.7%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확대됐다.
글로벌 고객 비중이 커지자 현대백화점(대표 정지영)은 개점 10년 만에 동대문점의 첫 전면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리뉴얼은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축구장 2배 크기에 달하는 약 1만 4,800㎡ 공간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차례로 진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동대문 상권의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K패션과 글로벌 맞춤형 인프라를 전면에 내세운 공간 재배치 전략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쇼핑 편의를 높이기 위해 지하 1층에는 환전과 세금 환급이 한 번에 가능한 ‘글로벌 서비스 라운지’가 들어서며 전용 키오스크도 도입된다. 동일 층은 전체 매장의 절반 이상을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채운 K패션 전문관으로 변신해 8월부터 ‘하고하우스’, ‘루에브르’ 등이 차례로 문을 연다. 지상 2층에는 뷰티 편집숍 ‘코아시스’와 헬스앤뷰티(H&B) 매장을 배치해 외국인 필수 관광 코스를 구현한다. 야간 쇼핑객을 위해 10월 지하 1층에 입점하는 ‘용가훠궈’는 자정까지 연장 영업을 검토 중이다.
9월 공개되는 지하 2층 식품관은 한국의 전통 골목길을 재현한 이색적인 동선과 입체적 매장 구성이 특징이다. ‘압구정 도슬박’과 ‘광화문 미진’ 등 한식 맛집을 비롯해 카페 ‘테라로사’, 베이커리 ‘에키노마에’, 멕시칸 식당 ‘쿠차라’ 등 30여 개 유명 식음료(F&B) 매장이 들어선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K푸드를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체험형 콘텐츠가 공간의 집객력을 높일 것으로 평가한다.
동대문 상권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리뉴얼은 외국인 중심의 맞춤형 인프라 구축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전문가들은 동대문이 지닌 문화적 이점과 특화 콘텐츠가 결합해 글로벌 거점 매장으로서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공간 혁신을 동력 삼아 동대문점을 서울을 대표하는 쇼핑 랜드마크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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