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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랜더스의 역사적 우승, ‘스타필드 청라’ 추진에 힘 실리다

“국민 소득 증가로 가족 단위 외출이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3년 10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 착공식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스타필드를 쇼핑이 중심이 아니라 체험과 엔터테인먼트가 어우러진 생활·문화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발언은 몇 년 뒤 의외의 방향으로 신세계그룹 경영에 반영됐다. 신세계가 지난해 1월 프로야구단 인수라는 ‘깜짝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1352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SK와이번스를 인수했다. 그리고 그해 3월 30일 SSG 랜더스란 팀으로 재창단했다. 일찍부터 유통업의 경쟁 상대로 꼽던 야구단을 아예 통째로 사버린 셈이었다.

재무적인 관점에서 따져보면 야구단 인수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한국야구는 국내 프로스포츠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종목이지만, 국내 프로스포츠단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프로야구가 출범한지 40년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모그룹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수 첫해 SSG 랜더스의 성적이 10개 팀 중 6위에 머물렀고, 코로나19 여파로 관중 수까지 줄어들면서 실제로 정 부회장의 인수 결정은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엔 정용진 부회장의 결단을 평가하는 시선이 바뀌었다. SSG 랜더스가 성적과 관중 수 두가지 관점에서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SSG 랜더스는 국내 프로야구 40년 사상 처음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 최종 우승의 주인공이 됐기 때문이다. SSG 랜더스는 지난 11월 8일 인천에서 열린 키움과의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대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마트는 SSG 랜더스 우승 기념으로 3일간(11월 18~20일) 진행한 ‘쓱세일’ 기간 동안 예상 목표치의 140% 매출을 달성했다.

◇ KBO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SSG는 4월 2일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2022 시즌 내내 1위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와이어 투 와이어는 시즌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는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사상 최초이며, 146년 역사를 자랑하는 MLB(미 프로야구)에서도 다섯 번 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SSG 랜더스는 올 시즌 KBO 관중 수 1위도 달성했다. 인천 연고팀 최초의 성과다. SSG는 홈 72경기에서 총 98만1546명의 관중을 불러 모았다. 잠실을 홈으로 쓰는 LG 트윈스(92만71명)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그간 야구단 중 전통의 인기팀으로 분류되던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기아 타이거즈를 제치고 거둔 성과라 더 눈에 띈다. 단순히 성적 뿐만 아니라 야구장을 좋은 기억,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활성화한 게 큰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한 2020년 이후 2년 만에 100% 관중 입장을 재개한 상황에서 창단 2년이라는 단기간에 성적과 인기를 모두 잡은 최고팀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SSG 랜더스의 도약의 일등공신으로 정용진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SSG 랜더스가 통합 우승을 달성하던 지난 11월 8일 직접 구장을 찾아 함께 우승 감격을 누렸다.

SSG 랜더스의 도약의 일등공신으로 정용진 부회장이 꼽힌다. 정 부회장은 SSG 랜더스가 통합 우승을 달성하던 지난 11월 8일 직접 구장을 찾아 함께 감격의 순간을 누렸다. SSG 랜더스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자 그라운드로 내려온 정용진 부회장은 눈물을 흘리면서 선수들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정용진 구단주와 KS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김강민 선수가 우승기를 그라운드에 꽂았고, 폭죽이 솟구쳐 올랐다. 정 부회장은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도 받았다. SSG랜더스의 통합 우승은 정 부회장의 적극적인 투자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과업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신세계그룹은 SSG 랜더스와 이마트 간의 다양한 시너지를 보였다.

◇ 우승, 정 부회장의 선수 영입과 시설 투자에 적극 나선 결과
정용진 부회장은 창단 직후 선수 영입부터 직접 나섰다. 창단과 함께 한국 출신 최고의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깜짝 영입했던 게 대표적이다. 새로 출범하는 팀을 띄워야 하는 입장에서 빅리그 출신 최강 타자인 추신수 영입은 폭발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연봉 27억원이란 거액을 쏟아 선수단 내 리더십을 보충했다.

올해엔 SSG 랜더스의 전신인 SK와이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메이저리그에서 큰 활약을 보여준 투수 김광현과 당시 기준 역대 최고 계약 금액인 4년 151억원에 계약하기도 했다. 2년간 세인트루이스에서 35경기 10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던 좋은 투수를 영입할 수 있었던 것도 정 부회장 덕분이었다.

김광현은 KBO 복귀와 함께 밝힌 소감에서 “미국에서 정용진 구단주님과 SSG가 리그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것을 보며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선수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올해 SSG랜더스의 평균 연봉은 2억7044만원으로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선수들이 지내는 인프라와 시설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올 2월에는 2군 경기장인 SSG 퓨쳐스필드 실내 연습장에 약 5억 원 규모의 공조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어 40억원을 투자해 인천 SSG 랜더스필드의 클럽하우스를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총 1445평 59개실의 규모로 공사가 진행되었으며 홈팀 라커룸을 비롯해서 사우나, 샤워실, 휴게실, 식당 등 구장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공사 작업을 진행했다. 이밖에도 정 부회장은 1·2군 가리지 않고 소속 선수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고, 이들을 초청해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하는가 하면 ‘응원단장’을 자처하며 주요 경기 현장을 찾아 관람하는 등 애정을 드러냈다. 야구팬들에게는 ‘용진이형’이라는 애칭까지 얻을 정도였다.

수도권 야구단 홍보팀 관계자는 “야구단은 흑자 경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윗선의 관심이 없으면 아무런 투자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SSG 랜더스의 경우 정용진 구단주의 아낌없는 격려와 투자로 선수단의 전체적인 실력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SSG 랜더스를 향한 폭발적 인기, 신세계 유통사 매출 폭발

신세계는 세계 최초 야구장 내에 스타벅스를 입점시켰고, 스타벅스와 SSF랜더스의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정용진 부회장이 ‘야구광’이기 때문에 이런 투자를 한 게 아니다. SSG 랜더스를 향한 인기와 관심을 본업인 유통업으로 끌어오기 위해서였다.

SSG 랜더스의 우승 직후 정용진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쓱데이 포스터를 공유하고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공유했다. 포스터에는 ‘2022 KBO 리그 통합우승 쓱세일’이라는 문구와 함께 11월 18일부터 20일까지 행사가 진행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행사엔 대규모 인파가 몰리며 크게 흥행에 성공했다.

이마트 주요 점포에서는 행사가 진행된 3일 동안 아침마다 오픈런이 이어졌고, 인파가 너무 몰려 일시적으로 입장을 중단한 점포도 있었다. 고물가 시대에 대규모 할인 행사가 펼쳐지자 소비자 반응이 유독 뜨거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간(18~20일) 진행한 ‘쓱세일’ 기간 동안 이마트는 예상 목표치의 140%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매출이 2.1배 증가했다. 특히 40% 할인 행사를 진행한 삼겹살과 목살의 경우 준비했던 한 달치 물량이 3일 만에 모두 팔려 33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9980원에 판매한 이판란(총 60구)도 큰 인기를 끌며 완판됐다.

추가 증정 행사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2개 구매 시 1개 추가 증정했던 봉지라면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배, 1+1 증정행사를 진행한 참치와 골뱅이 통조림은 매출이 6배 증가했다.

이밖에 1+1이나 50% 할인 행사를 진행한 세제, 제지, 치약, 샴푸 등 생활용품은 전년 대비 최대 7배까지 매출이 상승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쓱세일에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많은 고객이 몰리면서 업계의 관심도 컸다”면서 “특히 자이언츠란 인기 야구단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의 속이 많이 쓰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우승 후 SSG닷컴과 신세계백화점·이마트24·W컨셉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할인 행사를 전개했다. SSG닷컴은 ‘SSG닷컴XSSG랜더스 통합 우승 축하 댓글 이벤트’를 통해 고객 2022명에게 선수단 친필 사인이 담긴 ‘22시즌 홈 어센틱 유니폼과 야구공’과 다회용 보냉가방에 각종 먹거리를 채운 ‘알비백 응원 푸드백’ 등을 선물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년간 야구단을 운영하면서 그간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여러 계열사와 협업해 진행했던 다양한 행사가 대표적이었다. 세계 최초 야구장 내 스타벅스를 입점시켰고, 다양한 협업 유니폼을 출시했다.

노브랜드 버거 100호점도 랜더스필드에 입점했다. SSG랜더스를 모티브로 한 수제맥주도 출시했고, 창단 기념 순금 NFT도 만들었다. 신세계그룹만이 제공할 수 있는 고객가치로 SSG 랜더스라는 팀을 더 역동적으로 만든 사례들이었다.

◇ 스타필드와 돔구장, 청라시대 활짝 열 SSG 랜더스

정용진 부회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청라 스타필드와 돔구장 관련 협약을 맺었다

SSG 랜더스는 향후 청라 스타필드에 새 돔구장으로 이사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8월 신세계그룹은 인천광역시와 스타필드청라와 야구 돔구장 건설, 지하철 역사 신설을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신세계그룹이 추진 중인 돔구장은 2만석 규모로 야구경기 관람 뿐만 아니라 케이팝 공연 등 각종 문화, 예술 공연을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 역할도 겸하는 최첨단 멀티스타 디움이다.

프로야구 144경기 중 홈 구장에서는 72경기만 진행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즉, 야구가 열리지 않는 293일에도 인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관람관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쇼핑과 문화, 레저, 엔터까지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지하 3층 지상 6층 규모의 체류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도 신속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 16만 5000㎡(약 5만여평)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돔구장과 스타필드청라 완공을 2027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개발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예상됐지만 돔 구장이 생기면서 투자 규모는 커질 전망이다. SSG랜더스가 스타필드 내에 들어오게 되면 신세계그룹과의 경영 시너지도 더 많은 접점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L&B는 SSG랜더스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이자 KBO 40년 역사상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기념 샴페인을 출시했다.

유통업계에선 정 부회장이 온라인 강화 전략을 야구단과 적절히 잘 접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프로야구 관중 주축은 20~30대이고, 최근엔 여성 관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신세계로선 쿠팡, 카카오 등 e커머스 업체에 뺏긴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 세대)를 미래 충성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고, 이들이 향후 소비를 주도할 세대란 점에서 마케팅 측면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야구단에 오는 관중은 기업의 고객과 같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기업을 한 번 더 기억에 남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고 우리 이름을 오르락내리락하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은 인천 청라지역에 스타필드와 돔구장이 함께 어우러진 종합 멀티 복합문화체육상업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SSG랜더스의 우승으로 시설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기존 유통 네트워크에 야구장이라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연결해 ‘고객의 시간’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평일 근무 후 금요일 오후는 야구장, 토요일은 스타필드, 일요일은 이마트에서 고객이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식의 구상이다. SSG랜더스가 성적과 인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지금까진 이 전략이 잘 들어맞은 셈이다.

원래 정 부회장은 한국 재계에서 자기 색깔이 뚜렷한 남다른 캐릭터를 지닌 오너로 꼽힌다. 50대 중반인데도 2030 못지않게 SNS를 통해 대중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게 대표적이다. 그러면서도 변화와 도전을 즐긴다. 대표적인 도전으로 스타필드를 통해 ‘복합쇼핑몰’이란 새로운 유통업태를 구축하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야구장과 복합쇼핑몰은 ‘고객을 오래 머무르게 하면 유리한 공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고객에게는 ‘재미’라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SSG 랜더스의 야구엔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는 사진을 올리며 “내년에도 이거 받고 싶음. 중독됐음”이라는 게시물을 올려 한국시리즈 2연패 의지를 드러냈다. 향후 정 부회장과 SSG 랜더스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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