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8월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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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vs 쿠팡, 진흙탕 갈등 벌이는 진짜 이유는?

단순 신경전 아닌 시장 기득권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수 싸움

CJ와 쿠팡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보통 기업들은 다른 기업과의 갈등을 밖으로 드러내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 자칫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소비재 기업의 경우, 일반 소비자의 소비 빈도가 높고, 입소문을 빠르게 만들어내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CJ와 쿠팡의 갈등은 다르다. 여론 따윈 의식하지 않은 듯 상당히 노골적으로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엔 ‘택배 쉬는 날’을 둘러싸고 볼썽사나운 신경전을 벌였다. 갈등의 발단이 됐던 택배 쉬는 날이 무엇인지부터 따져보자.

택배 쉬는 날은 택배 노동자들의 휴식 보장을 위해 2020년부터 도입됐다. 특수고용노동자 신분인 택배 노동자들은 주 6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휴가를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택배 물량이 급속도로 늘면서 과로로 쓰러져 목숨을 잃는 사례가 많았다.

CJ대한통운이 ‘택배 쉬는 날’에 참여하지 않은 쿠팡을 비난해 양사 간의 갈등은 더욱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그래서 고용노동부와 한국통합물류협회, 대형 택배 4사가 2020년 8월 ‘택배 종사자의 휴식 보장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매년 8월 14일을 ‘택배 쉬는 날’로 정하고 전체 택배 종사자가 쉴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골자였다. 8월 14일, 단 하루라도 여름 휴가를 주자는 취지다.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로젠택배, 우체국택배 등 대부분의 택배기사들이 8월 14일에 쉬는데 이날도 일을 하는 기사들도 있다. 바로 쿠팡의 배송 기사들이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택배 없는 날에 불참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쿠팡 기사들에게도 휴식권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커지자, 쿠팡은 지난 8월 4일 불참 이유를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쿠팡의 택배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기존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쿠팡 택배기사는 365일 언제든 휴가를 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존 택배업체들보다 휴가가 자유로운 만큼 택배 쉬는 날이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CJ대한통운은 쿠팡이 제기한 택배기사 휴가 시에 외부 택배기사를 배치할 경우 해당 외부 택배기사 비용을 기존 택배기사가 내야 한다는 보도자료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 ‘택배 쉬는 날’ 놓고 갈등, 보도 자료 통해 상대방 비난
쿠팡은 그러면서 “쉬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쉴 수 없어 여름휴가를 못 가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택배 쉬는 날’을 지정했다”, “일반 택배업계는 독점 노선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쉬고 싶으면 하루 25만원가량 드는 외부 택배기사를 택배기사 본인의 부담으로 투입해야 한다” 등의 설명을 덧붙였다. 기존 택배회사들은 8월 14일을 쉬더라도 불합리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게 골자다.

그러자 CJ그룹의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이 발끈했다. 이 회사는 8월 11일 ‘택배 쉬는 날 고객 응원에 감사…현실 왜곡엔 유감’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택배 쉬는 날’을 응원해 주시는 고객들에게 감사드리는 한편, 사실을 왜곡하는 프레임으로 택배업계의 자발적 노력을 폄훼하는 ‘일부 업체의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 경영 부담을 감수하고 택배 쉬는 날에 동참하는 건 택배산업이 기업뿐만 아니라 대리점과 택배기사, 간선기사 등 종사자 모두와 상생할 때 발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택배사들은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쉴 수 없어 택배 쉬는 날을 만들었다는 왜곡된 주장을 바탕으로 기존 업계를 비난하는 것은 택배산업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쿠팡과 CJ는 각각 보도자료를 통해 상대방을 공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쿠팡 측 자료)

CJ대한통운은 보도자료에서 ‘일부 업체의 행태’라고 썼지만, 이는 명백히 쿠팡을 겨냥한 것이었다. 해당 보도자료에선 쿠팡이 또 등장한다.

CJ대한통운은 “최근 한 택배업체는 보도자료를 통해 ‘쉬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쉴 수 없어 여름 휴가를 못가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택배 쉬는 날을 지정했다’, ‘쉬고 싶으면 하루 25만원가량 드는 외부 택배기사를 택배기사 본인의 부담으로 투입해야 한다’ 등의 왜곡된 주장을 펼치고 있어 택배업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택배업체’의 정체 역시 쿠팡이다. 아울러 CJ 대한통운은 “휴가를 가는 택배기사의 물량을 동료들이 대신 배송해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고, 경조사 발생 시 별도 용차비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쿠팡의 자료를 직접 반박했다.

쿠팡은 언제든 쉴 수 있다는 이유로 택배 쉬는 날에 동참하지 않았다.

보도자료 말미엔 “택배업계 모두 자유로운 휴가 사용은 물론 작업시간과 강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자기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수년간 진행되어온 택배업계 전체의 노력을 폄훼하는 행위를 소비자들이 혁신이라고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언뜻 택배기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택배 쉬는 날’의 의미를 부각하기 위한 보도자료 같지만, 실상은 쿠팡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기 위한 메시지가 더 많이 담겼다. 기업들이 보도자료를 통해 서로를 ‘저격’하는 건 꽤 이례적인 일이다. 경쟁사를 비방하는 보도자료를 냈다간 브랜드 이미지와 여론이 악화하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서다. 그럼에도 CJ와 쿠팡이 공개적으로 서로를 깎아내리는 건 그만큼 감정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 CJ제일제당 ‘햇반’ 거래 중단, 쿠팡서 대체한 제품 매출 급증
실제로 두 회사 비방전의 역사를 돌아보면, 택배 쉬는 날에 대한 갈등은 사소한 축에 속한다. 양측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던 지난해 12월이다. 당시 CJ와 쿠팡은 CJ제일제당의 즉석밥 ‘햇반’을 두고 크게 갈등을 벌였다. 발단은 이렇다.

쿠팡과 CJ는 매년 말 1년 단위 공급계약을 새로 맺어왔다. 그때마다 쿠팡은 납품가를 더 깎으려 했고, CJ는 깎을 수 없다면서 갈등이 계속 이어져 왔다. 특히 햇반이나 비비고만두, 비비고김치 같은 CJ제일제당의 주력 제품들은 각각의 품목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기 제품들이다. 그런데 쿠팡은 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커지자 이 주력 제품의 발주를 아예 중단해버렸다. 쿠팡은 발주 중단 이유를 두고 “비싼 납품가를 요구하면서도 성실히 제품을 납품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 중”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내년도 상품 마진율 협상을 진행하던 중 의견 차가 벌어지자 쿠팡이 일방적으로 상품 발주를 중단했다”면서 전형적인 ‘플랫폼 갑질’이라며 맞섰다. 이커머스 업계 선두권인 쿠팡이 플랫폼 위력을 내세워 제조업체에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마진율을 요구하면서 갑질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양측은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까지도 쿠팡이 직접 배송하는 제품에는 CJ제일제당 제품이 없다.

쿠팡은 CJ제일제당과 갈등으로 햇반 등 제품 거래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타사 즉석밥 제품이 큰 인기를 누리는 있다. (곰곰 소중한 우리쌀 현미밥)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 제조사와 유통사 사이 갈등은 흔한 일이다. 쿠팡 같은 온라인 유통사가 뜨기 전에는 대형마트와 제조사가 납품가를 두고 줄다리기했다”면서 “제조사는 납품가를 비싸게 받아야 이득이고, 유통사는 납품가를 낮춰야 이득이라 아예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겉으로 보자면 이 사건 역시 제조사와 유통사 사이 흔한 갈등이다.

특히 한국 이커머스 선두로 꼽히는 쿠팡은 이런 갈등을 자주 벌일 수밖에 없다. LG생활건강도 쿠팡과는 거래하지 않고 있다. 2019년 LG생활건강은 “쿠팡이 제품 판매 가격을 무리하게 낮출 것을 요구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는데, 이때 쿠팡은 코카콜라와 엘라스틴 샴푸 등 LG생활건강 제품들을 로켓배송 목록에서 제외시켰다.

그런데 CJ와 쿠팡은 단순히 제품의 납품을 중단하는 데에서 갈등을 끝내지 않았다. 오히려 확전 양상을 보였다. 이번에도 무기는 보도자료였다. 쿠팡은 지난 6월 ‘대기업 그늘에 가려진 중·소기업 쿠팡서 빛 본다’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국내 식품 시장에서 수십 년 독점체제를 구축하던 독과점 식품기업의 제품이 쿠팡에서 사라지면서 중소·중견기업 제품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보도자료 내용의 골자였다. 쿠팡은 독과점 식품기업의 실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누가 봐도 올해 초 발주를 중단한 CJ제일제당을 겨냥한 것이었다.

◇ CJ제일제당 반격, 11번가ㆍ컬리ㆍ신세계그룹과 제휴
즉석밥을 비롯해 식품 품목마다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독과점 대기업’이 빠지자, 그동안 성장의 사다리에 오르지 못했던 후발 업체들이 성장하게 됐다는 긍정적인 작용도 강조했다.

쿠팡은 구체적인 판매 데이터를 근거로 들었다. 쿠팡은 올해 들어 1~5월의 식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견기업 즉석밥 제품이 최고 50배, 중소기업 제품은 최고 100배 이상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료에선 그간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 않았던 중견 기업들의 쿠팡 내 판매량은 물론, 업체명도 이니셜을 통해 추측할 수 있도록 제시됐다는 점도 흥미로운 일이었다.

자료에는 ‘중견 기업인 H사의 프리미엄 즉석밥은 지난해 동기 대비 4760%, D사의 즉석밥은 140% 신장했고, 중견 기업 O사는 쿠팡 내 판매량이 독과점 대기업 식품사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내용이 있는데, H사는 하림, D사는 동원, O사는 오뚜기라는 걸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애초에 즉석밥을 만드는 제조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쿠팡은 “특정 브랜드 인지도에 집중하기보다 제품력과 상품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공정한 판매 생태계가 조성됐다”며 CJ제일제당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러자 CJ제일제당도 맞불을 놨다. 쿠팡의 경쟁이커머스 플랫폼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협력하는 탈(脫)쿠팡 행보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들어 네이버, 11번가, 컬리, 티몬 등 이커머스와 적극 협업하고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신세계그룹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으로 상품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양사는 올해 4분기 내 만두·밀키트·비건 제품 등을 중심으로 혁신 제품을 선보인다.

아울러 새벽배송 원조격인 장보기 앱(애플리케이션) 운영사 컬리와도 지난 3월 공동 상품 기획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CJ제일제당은 네이버 쇼핑이 운영하는 지정일 보장 서비스 ‘도착 보장 전문관’에 입점했다. 최근엔 11번가의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관에 LG생활건강, 코카 콜라와 함께 대표 브랜드로 나섰다. 티몬과도 협업해 온·오프라인을 오가는 체험형 마케팅 행사 ‘티몬XCJ 푸드마켓’도 진행 중이다.

쿠팡이 CJ올리브영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면서 신고했다.

◇ 쿠팡, 공정위에 달려가 CJ올리브영 신고
양측이 주고받는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근 들어선 갈등의 강도가 훨씬 더 세졌다. 이젠 정부 사정기관까지 개입하는 상황이다. 쿠팡은 지난 7월 24일 “CJ올리브영이 화장품 납품업체에 독점 거래를 강요했다”면서 CJ올리브영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쿠팡은 “CJ올리브영은 쿠팡이 화장품 판매 등을 본격적으로 개시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쿠팡을 경쟁상대로 여기고 뷰티 시장 진출 및 성장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납품업자가 쿠팡에 납품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거나, 쿠팡에 납품하면 거래에서 불이익을 주는 등 납품업자에 배타적 거래를 강요하거나 다른 사업자와 거래를 방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 위반행위로 쿠팡은 납품업자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받는 데 방해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어 신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헬스앤뷰티(H&B)유통 1위 기업 CJ올리브영은 여러 화장품 업체들로부터 상품을 납품받아 판매한다. 그런데 올리브영이 중소 화장품 회사들에 “우리랑 계속 거래하고 싶으면 앞으론 쿠팡엔 화장품 납품하지 마”라고 협박했다는 게 쿠팡의 주장이다.

CJ올리브영은 “쿠팡 쪽의 일방적 주장일 뿐 입증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다. 쿠팡이 신고한 사건과는 별개로, 현재 공정위로부터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부터 공정위는 이미 시장에서 철수한 경쟁업체(랄라블라·롭스) 등 경쟁 H&B 업체에 상품을 공급하지 않도록 납품업체에 독점 거래 등을 강요한 혐의로 CJ올리브영을 조사 중이다. 쿠팡이 민감한 시기에 또 다른 민감한 사건을 터트린 것이다.

공교롭게도 쿠팡은 최근 올리브영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상황이다.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얼마 전엔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오픈하기도 했다. 쿠팡이 브랜드 본사로부터 직접 매입한 100% 정품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로켓럭셔리에는 에스티로더, 맥, 바비브라운, 크리니크, 헤라, 록시땅 등 총 16개 국내외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가 입점했다.

CJ올리브영은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당일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 등을 제공하면서 온라인 채널을 공략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체질을 바꾸는 식이다. 온라인 매출 비중도 2018년 7.7%에서 지난해 24.5%까지 늘었다. 두 업체가 전면적인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 것이다.

CJ ENM (TVING)과 쿠팡(쿠팡플레이)은 OTT 산업에서도 경쟁 관계에 놓여있다

◇ 쿠팡플레이, CJ eNM의 ‘tViNG’과도 경쟁 관계
양측의 갈등은 다른 분야에서 또 터질지 모른다. CJ그룹의 주력 사업 대부분이 쿠팡과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콘텐츠 사업이다. 쿠팡은 현재 월 4900원의 사용료를 내는 쿠팡 멤버십 ‘와우’ 회원이라면 추가 비용 없이 인기 영화와 국내외 TV시리즈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운영 중이다.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미디어 영역에 손을 뻗는 건 유료 멤버십으로 고정 소비자를 확보하는 ‘락인(Lock in)’ 효과를 톡톡히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러 왔다가 쇼핑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하필 미디어는 CJ그룹의 주력 사업 중 하나다. CJ의 계열사 CJ ENM은 티빙을 통해 쿠팡플레이와 경쟁 관계에 놓여있다.

이렇듯 두 회사의 싸움이 거대한 전쟁의 서막이라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업계의 주도권을 두고 벌어질 전쟁이란 거다. 특히 쿠팡이 사업적으로 성공하면서 여러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CJ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과 갈등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쿠팡은 고물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 국면에서도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면서 올해 사상 첫 ‘연간 흑자 달성’ 목표도 제시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이 58억3788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쿠팡이 제시한 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1천314.68원을 적용하면 매출은 약 7조674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1억4764만 달러로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에 처음으로 1억 달러선을 넘어섰고, 2분기에 다시 최대치를 기록했다.

쿠팡이 뷰티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CJ올리브영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쿠팡이 뷰티사업을 알리기 위해 성수동에서 운영한 팝업과(사진 08) 코엑스 전시회 ‘디지털 유통대전’에 참가했다.

◇ 쿠팡, 지난 3분기 연속 흑자에 올해 연간 흑자 전망
지난해에는 2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도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올해는 1분기부터 내리 흑자를 기록하면서 2010년 창업 이래 첫 연간 흑자 달성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쿠팡은 지난해 2분기에는 6714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쿠팡은 올해 2분기에 순이익 1억4519만 달러(약 1천908억원)로 흑자 전환했다.

쿠팡은 또 2분기에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활성 고객이 1971만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0% 늘었고, 고객 1인당 매출도 296달러로 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는 3억22만달러로 처음으로 3억달러를 돌파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비교 불가한 수준의 투자로 연속해서 기록적인 수익을 달성했다”면서도 “거대한 유통시장에서 쿠팡의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며 추가 성장 의지를 내비쳤다.

쿠팡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통해 당일, 익일 배송 로켓그로스를 도입했다. 이는 풀필먼트 서비스로 유명한 아마존의 FBA 모델로써 CJ대한통운과 겹치는 사업에 해당된다.

쿠팡의 파워풀한 성장으로 양사의 힘이 균등해질수록 두 회사의 ‘불편한 관계’가 쉽게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에선 양사의 갈등도 쿠팡의 신사업 진출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배송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설립해 국토교통부로부터 허가 승인을 받은 게 결정적인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 쿠팡 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2021년 국토교통부로부터 택배 운송사업자를 취득했다. 올 3월엔 쿠팡의 물류를 통해 소상공인 제품도 당일·익일배송하는 ‘로켓그로스’를 도입했다.

과거 쿠팡은 물류창고부터 배송기사까지 내재화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직매입 상품을 팔았다. 반면 로켓그로스는 완전히 다른 물류 서비스였다. 다른 제조사와 벤더에게 단순 유통 플랫폼을 넘어 쿠팡의 물류 인프라까지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아마존이 풀필먼트를 3자에 제공하는 FBA(Fullfillment By Amazon) 모델과 비슷하다.

쿠팡판 FBA인 로켓그로스는 일종의 택배업 진출로 통한다. 직접 사들인 물건을 자사 인프라로 유통하는 경우 택배가 아니지만, 3자에 이를 제공하는 시점부터 CJ대한통운과 영역이 겹쳐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겉으로는 제조사와 유통사,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매장의 단순한 갈등처럼 보이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수 싸움이 담긴 각축전”이라면서 “다만 도 넘은 비방전은 공정한 경쟁이라고 보기 어려운 데다 여론과 이미지가 악화하는 수준으로 번지면 전체 산업에도 좋을 게 없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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