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패션 시장의 흐름은 단순한 ‘가성비’를 넘어 브랜드 고유의 스토리텔링과 감각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부상하며,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K-패션에 대한 팬덤이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해진 상태다.
이에 국내 브랜드들은 자사몰 중심의 직접 진출 대신, 현지 영향력이 큰 플랫폼과 손을 잡는 ‘전략적 홀세일’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LF의 사내벤처로 출발해 독립법인으로 우뚝 선 씨티닷츠의 ‘던스트(Dunst)’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가장 영리하게 이용한 브랜드로 꼽힌다. 던스트의 핵심 전략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인지도 확보와 프리미엄 오프라인 채널 입점을 병행하는 ‘균형 성장 모델’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렌트더런웨이(Rent The Runway)’, ‘눌리(Nuuly)’, ‘리볼브(REVOLVE)’ 등 북미 내 파급력이 큰 패션 렌탈 및 직구 플랫폼을 집중 공략하며 룩북 콘텐츠를 확산시켰다. 이어 하반기에는 뉴욕의 상징적인 프리미엄 백화점인 ‘버그도프 굿맨’과 ‘쁘렝땅 뉴욕’ 내 편집숍에 둥지를 틀며 브랜드의 격을 높였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온·오프라인 믹스 전략이 환율이나 관세 같은 외부 리스크를 상쇄하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공격적인 채널 확장은 즉각적인 수치로 증명됐다. 올해 상반기 던스트의 미국 내 B2B(기업 간 거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0%나 치솟았다. 북미 전체 시장으로 범위를 넓혀도 100%라는 기록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오프라인 확장이 본격화된 7~8월에도 북미 홀세일 매출이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하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던스트는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중국 등 전 세계 20개국, 70여 개의 해외 바이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영국 ‘엔드 클로딩’, 이탈리아 ‘리나센테’, 스위스 ‘본제니 그리더’ 등 각국의 랜드마크 격인 유통망을 확보한 상태다.

시장 전문가들은 던스트의 성공 요인을 ‘기본기’에서 찾는다.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보이면서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매 시즌 높은 판매율이 기록되자, 까다로운 해외 바이어들이 먼저 추가 오더를 제안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
업계 관계자는 “던스트는 안젤라 힐, 두디 하손 등 세계적인 포토그래퍼와의 협업과 도심 ‘와일드 포스팅’ 마케팅을 통해 현지 젊은 층의 감성을 정확히 타격했다”며 “단순히 옷을 파는 것이 아니라 ‘힙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 홀세일 비즈니스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던스트의 영토 확장은 2025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당장 25FW 시즌부터는 파리 마레 지구의 상징적인 셀렉숍 ‘메르시(Merci)’ 입점이 확정됐으며, 아마존 계열의 글로벌 패션 리테일러 ‘샵밥(Shopbop)’, 캐나다의 전통 있는 ‘라 메종 시몬스’ 백화점까지 신규 채널로 가세한다.
2019년 사내벤처로 시작해 2년 만에 독립법인으로 재탄생한 던스트의 행보는 국내 패션 대기업의 신사업 육성 모델로서도 유의미한 이정표를 남기고 있다. 젠더와 스타일의 경계를 허무는 감각적인 컬렉션을 무기로, 던스트가 북미와 유럽을 넘어 글로벌 메인스트림 브랜드로 안착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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