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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비용’에서 ‘자원 확보’로…현대백화점 자원순환 성과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성이 글로벌 기업의 생존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유통 대기업들의 자원순환 전략이 단순한 기업 이미지 제고(브랜딩)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자원 확보와 비용 절감의 대안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던 친환경 활동이 이제는 공급망 안정화와 원가 절감을 동시에 달성하는 핵심 경영 기획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특히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진 최근의 시장 환경은 유통 기업들로 하여금 자체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독립적 순환 구조 구축을 재촉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성향이 짙어진 점도 이러한 변화를 견인하는 주요 동력이다.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친환경 프로세스를 꼼꼼히 따지는 스마트 컨슈머가 주류 소비층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포장재와 폐기물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유통 기업의 역량을 가늠하는 새로운 척도가 됐다.

현대백화점은 이러한 산업 트렌드에 발맞춰 자체적인 자원순환 시스템인 ‘프로젝트 100’을 가동하며 독자적인 친환경 전술을 펼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매장에서 수거한 택배 박스와 포장 용기 등 버려지는 폐지를 원료로 전환해 100% 재생지로 만들고, 이를 다시 매장의 쇼핑백으로 환원하는 구조다.

한 발 나아가 이달부터는 점포 내 폐비닐을 열분해해 새 비닐봉투로 재탄생시키는 ‘비닐 투 비닐’ 프로세스까지 도입했다. 최근 나프타 가격 폭등으로 비닐 수급이 불안정해진 상황에서, 이러한 자체 순환 모델은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실질적인 자원 자립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전방위적 자원순환 전략은 가시적인 핵심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4년간 이 프로젝트를 통해 수거되어 원료로 재활용된 폐지 물량만 1,758톤에 달하며, 이를 통해 제작된 친환경 쇼핑백은 총 3,200만 장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기존 고급 쇼핑백 제조에 소모되던 목재 약 8,000여 톤을 아끼는 효과를 거두었으며, 이는 나무 5만 3,000여 그루를 살린 것과 맞먹는 규모다.

특히 가공 과정에서 코팅을 전면 배제해 전량 재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점과, 독일 레드닷 및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패키지 디자인 본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미학적 가치와 아이디어를 동시에 인정받은 점도 주목할 만한 결실이다.

시장에서는 현대백화점의 이러한 행보가 유통업 전반의 친환경 표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친환경 쇼핑백이 단순히 ‘녹색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그쳤다면, 현대백화점의 모델은 기업 내부의 폐기물 스트림을 완벽히 통제해 자급자족하는 고도화된 선순환 구조”라고 진단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중 쇼핑백 디자인 리뉴얼을 단행, 기존의 초록색과 나무 그래픽 중심의 직관적 스타일에서 벗어나 브랜드 특유의 고급스러운 정체성을 융합해 자원순환의 가치를 더욱 세련되게 전달한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글로벌 ESG 규제가 더욱 까다로워짐에 따라 유통 기업들의 자원 독립 노력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확보와 폐기물 처리 비용 상승 압박 속에서 자체 자원 다소비 구조를 혁신하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일상적 접점에서의 진정성 있는 실천과 고도화된 순환 기술의 결합이 미래 유통 시장의 패권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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