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성 통상 규제 도입이 임박함에 따라 글로벌 패션 및 섬유 시장의 게임의 법칙이 크게 재편되고 있다. 원사 채취부터 원단, 봉제, 유통에 이르는 전 공급망의 데이터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단순 ESG 경영을 넘어 글로벌 수출의 필수 요건으로 부상했다. 특히 EU의 지속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ESPR)에 따라 섬유 분야의 디지털제품여권(DPP) 위임규정이 2027년 말 제정되고 2029년 중 의무 발효될 예정이어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기업들의 디지털 이력 관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규제 장벽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섬유패션 산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사업으로 추진 중인 DPP 실증 프로젝트가 가시적인 상용화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미 지난해 참여했던 비와이엔블랙야크가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DPP QR코드를 탑재한 다운자켓을 실제 시중에 출시하며 상용화에 물꼬를 트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최병오, 이하 섬산련)는 10월 21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2026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에 대규모 홍보관을 마련하고 최신 DPP 실증 모델을 전격 공개했다. 현장에는 미스토홀딩스의 FILA(휠라) 브랜드 니트집업 및 롱다운, 더오션스굿의 세일레이싱 다운자켓 등 실제 DPP 기술이 접목된 시범 사업 제품들이 전시됐다.
유통과 패션 업계에서는 그동안 파편화되어 있던 공급망 이력 데이터를 디지털화함으로써 무역 장벽 위험을 해소하고 브랜드의 투명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섬산련 역시 통상 환경 변화에 맞춰 국내 중소·중견 패션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밀착 지원을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친환경 진정성을 검증하는 표준으로 DPP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디지털 제품 이력 시스템을 원활하게 정착시키는 기업만이 향후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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