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10월 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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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서울패션쇼’,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기회의 장 열다

국내 최초, ‘라이브 중계 오더’ 진행…브랜드 매출에 실질적 영향 끼쳐

‘하이서울패션쇼’가 올해도 서울패션위크 기간 중인 9월 6~7일 양일간 패션·유통업계의 주목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5층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8개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패션쇼를 통해 글로벌로 향한 K-패션의 미래를 제시했다.

하이서울패션쇼에는 서울시가 지원하는 신진 디자이너 육성 사업인 ‘하이서울쇼룸’ 소속 디자이너들이 참가한다. 의류·패션 디자인 및 컨설팅을 주력으로 하는 제이케이디자인랩(대표 홍재희)이 ‘하이서울쇼룸’의 운영사로 참여하고 있다.

‘하이서울패션쇼’는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컬렉션을 선보이는 단순 패션쇼를 넘어서, 바이어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무대까지 제공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는 교두보 역할도 병행해 K-패션 미래를 밝게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트로아 모델이 대기실에서 블랙의 실크룩을 입고있다.

올해 하이서울패션쇼의 첫날은 TROA(트로아) 컬렉션을 시작으로 VALOREN(발로렌), ATTWAL(에트왈), IMJ(아이엠제이)가 화려한 무대를 펼쳤으며, 둘째 날에는 SHEEN:SEOUL(신:서울), JOHN&3:21(존앤321), HANJACQ(한작), LINGERIEHAN(란제리한)이 이어 런웨이 무대에 올랐다.

발로렌 런웨이 사진. 과감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특히 올해는 비즈니스 연계형 컬렉션으로 진행해, 실질적인 매출이 발생하도록 노력한 점이 특징이다.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대표 김한나)’과 협업해 실시간 중계를 통해 참여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판매한 것이다. 15분의 런웨이를 마친 직후, 40분간 ‘그립’에서 진행되는 단독 라이브를 통해 선주문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이처럼 국내 최초로 선보인 ‘라이브 중계 오더’는 행사 양일간 누적 시청자 2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고, 패션쇼를 관람형 이벤트에서 참여형 이벤트로 확장시키는 장을 마련했다.

또한 패션 플랫폼 ‘W컨셉’에서는 온라인으로 패션쇼에 출품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패션쇼 참여 브랜드뿐만 아니라 가니송, 마스언에브릴 등 총 106개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가 대거 참여했으며, 10% 할인 쿠폰도 제공하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고객과의 접점을 확장시켰다.

지속적으로 패션·유통업계에서 신진 디자이너 육성을 위한 노력이 돋보이는 가운데, 실제 하이서울패션쇼를 포함한 하이서울쇼룸 사업은 괄목할 만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서울패션위크에서 주목받고 있는 ‘두칸(DOUCAN)’, ‘리이(RE RHEE)’ 등은 ‘하이서울쇼룸’ 소속에서 시작해 서울패션위크에 진출했고, 해외 수주로까지 이어진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제이케이디자인랩 홍재희 대표는 한 매체 인터뷰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뛰어난 감각을 선보일 기회의 장을 마련하고, 최종적으로는 아시아 패션 허브가 되는 것”이라며 K-패션에 대한 애정과 포부를 드러냈다.

이에 테넌트 뉴스는 이번 하이서울패션쇼를 바탕으로 행사 첫날 무대에 오른 8개의 신진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2회에 걸쳐 소개하려고 한다. 다음은 그 첫 번째 회차를 통해 소개하는 4명의 디자이너와 브랜드 내용이다.

트로아 컬렉션 무대, 명주 실크의 고급스러움과 자연스러움이 공존한다.

◇ 60년 가업의 ‘트로아’…윤상아 디자이너가 말하는 ‘3세대 트로아’
1963년, 명동에 의상실을 열며 시작된 ‘트로아(TROA)’는 조영자 디자이너(트로아 조)에 의해 탄생했다. 그는 패션 불모지였던 시절 K-패션을 세계에 알리며 ‘아시아계 디자이너 상’을 거머쥐는 등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트로아 조는 4년 간 투병생활 끝에 작년 여름 작별을 고했지만, 그 곁을 지킨 윤상아 디자이너는 가업을 이어받아 지금의 3세대 트로아가 나올 수 있었다. SNS를 통해 전해지는 트로아 조와 윤상아 대표의 깊은 유대는, 트로아 브랜드에 특별한 스토리를 더해주고 있다.

왼쪽부터 윤상아 대표와 조앤(송지은)이사가 손을 잡고 런웨이 무대를 걷고있다.

윤 대표는 처음에 뉴욕에서 음식을 전공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세상과 소통하고자 했다. 이 맥락에서 옷을 짓는 일이 요리와 다르지 않다고 느꼈고 트로아를 이어오며 “여성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빛나게 할 옷을 짓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3세대 트로아는 전통에 신선한 비전을 더해 포멀 웨어와 캐주얼 웨어 모두에서 럭셔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최고급 국내 명주 실크를 재해석해 일상 생활에서도 패셔너블하게 입을 수 있도록 실용성을 내세웠다. 이번 ‘하이서울패션쇼’에서는 ‘시대를 건너온, 여성의 결: 그의 첫사랑’을 테마로 컬렉션을 선보였고, 명주 실크를 한복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실크룩으로 선보였다. 트로아는 단순한 패션을 넘어 K-전통 소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트로아 브랜드가 내세운 ‘실크는 단순한 원단을 넘어 당신의 이야기가 됩니다’라는 메시지처럼, 트로아만의 정체성으로 K-패션을 알리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발로렌 정효찬 디자이너가 런웨이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좋은 소재가 좋은 옷을 만든다’…소재 철학 깃든 ‘발로렌’
정효찬 발로렌(VALOREN) 대표겸 디자이너는 “훌륭한 셰프가 있어도 신선한 재료가 좋은 음식을 만든다”라며 발로렌에 깃든 소재 철학을 음식에 비유했다. 그는 15년간 단체복·유니폼 업체를 운영하고 납품했지만 유니폼 사업은 쏟는 정성과 노력에 비해 부가가치가 낮다는 한계를 느끼고 발로렌을 새롭게 론칭했다.

브랜드명은 ‘가치’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발로레(VALORE)와 ‘연결’을 의미하는 ‘N(AND)’을 합쳐 ‘발로렌(VALOREN)’이라 지었다. 로고 속 세로 기호(|)는 마치 마우스 커서가 깜빡이는 모습으로 ‘확장성’을 상징한다.

정효찬 디자이너는 발로렌의 콘셉트와 색깔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영감을 얻기 위해 학창시절 살던 동네까지 찾아갔다. 노력 끝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색깔이 뚜렷한 해체주의 미학에서 찾아 자신의 컬렉션에 반영하고, 동시에 언제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 스타일로 정의했다.

나아가 정효찬 디자이너는 공간과 디자인의 조화에 신경 쓰면서 “공간이 허락하는 자유 안에서 발로렌만의 뾰족함을 선보이면 좋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컬렉션을 준비한다. 이에 맞게 발로렌은 과감한 절개와 프리한 마감으로 해체주의적 발상을 담아낸 컬렉션들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남성복 스타일을 확장시키고, 자신만의 헤리티지로 옷의 가치를 전달한다. 무엇보다 소재 철학에 충실한 발로렌은 좋은 원단과 부자재를 직접 연구하고 준비하는 데 오랜 시간을 투자하며, 옷에 진정한 가치를 불어넣고 있다.

에트왈만의 프린트가 재해석한 한복과 어울려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 한국의 별을 꿈꾸는 ‘에트왈’…한복의 재해석으로 독창성 선보였다
늦은 나이지만 그림을 그리며 창작의 즐거움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는 에트왈(ATTWAL)의 김태연, 김성림 디자이너. 이번 25FW-26SS 하이서울패션쇼에서 한국의 별을 꿈꾸며 독창적인 한복의 재해석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에트왈은 프랑스 전통 텍스타일 기법인 ‘뚜왈드주의’를 한국적인 방식으로 한복 디자인에 접목시켰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프린트를 직접 개발한다는 것인데, 대표적으로 춘향전을 담은 작업은 풍속화나 만화적 기법을 떠올리게 하는 패턴으로 6개월간 정성을 들인 프린트다.

이 밖에도 한복의 고정관념을 깨 일상복으로도 손색없는 스타일을 선보이고, 키링, 스카프, 가방 등도 출시하며 토털 스타일링을 가능케 했다. 한국의 민화, 설화, 건축물 등에서 영감을 받아, 기성복에 한국 전통 패턴을 실용적으로 가미한 스타일은 컨템포러리, 클래식, 유니섹스를 모두 포함한 브랜드 콘셉트를 잘 나타낸다.

두 디자이너는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것을 목표로 에트왈을 전개하고 있다. 일러스트, 텍스타일 등 다수의 저작권을 보유했고,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지속가능성 있는 패션에도 힘쓰고 있다. 김성림 디자이너는 “K-컬처가 세계와 연결되는 통로에서 에트왈이 다리를 놓고 싶다”고 강조하며, “한복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옷”이라고 설명했다.

IMJ의 임지윤 디자이너가 무대 위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 IMJ, ‘여성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표현하다’
‘IMJ’의 임지윤 디자이너는 10여 년간 쌓아온 여성복 디자인 경험을 바탕으로 IMJ를 론칭했다. 2012년부터 KOSOYOUNG, SATIN, S.BLANC 등을 거치면서 꾸준히 디자이너로서 성장해왔다.

‘IMJ’는 모던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여성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브랜드다. 이번 25FW-26SS 하이서울패션쇼에서 세련된 소재와 클래식한 실루엣, 절제된 디테일을 통해 단순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감각적인 컬렉션을 공개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브랜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빛나는 고급 소재와 디자인 개발에 집중하며, 천연 소재와 리사이클 원단 등 친환경적 접근을 조화롭게 담아내고 있다. 주요 타깃은 20대 중반에서 40대까지의 세련된 여성으로, 클래식함 속에서도 트렌디함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소비자를 중심에 둔다. 또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까지의 세대 역시 베이직한 아이템과 과감한 요소를 믹스하며 자기표현을 즐기는 고객층으로 설정했다.

IMJ 모델 런웨이. 여성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잘 묻어난다

브랜드는 국내외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2021년 한국콘텐츠진흥원 ‘디자이너 아이디어 기획개발 지원사업’ 선발을 시작으로, 2022 SS 서울패션위크 트레이드 X 패션코드에 참가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IMJ’는 ‘옷의 지속적인 가치’를 연구한다는 철학 아래, 현재와 미래의 균형을 이루는 라인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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