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8월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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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는 옛말…이젠 미국·일본·동남아 관광객으로 대체된다

K컬쳐 기반으로 해외 관광객 다변화, 비자 일반단체까지 확대

2022년은 글로벌 각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시기였다. 그간 코로나19로 닫혀있던 국제선 하늘길도 다시 열렸다. 이는 통계로 증명된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5만9906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찾았다.

전년 동월 대비 387.4% 증가한 수치다. 입국자 수의 2022년 월 평균 증가율은 18.9%였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여행객이 그만큼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입국 목적별 현황에서 관광이 전체 비중의 58.8%를 차지했다. 지난해 5월부터 관광목적으로 입국하는 비중이 50%를 상회하는 수치를 보였다.

나이스정보통신 제공

특히 일본인 관광객이 두각을 나타냈다. 일본인 방문객은 무비자 입국과 항공편 증편 등의 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3746.1% 증가한 6만2422명을 기록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엔-원 환율의 하락 때문에 일본인의 한국 방문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일본인 입국자가 크게 늘었다”며 “현재까지의 추세를 본다면 일본인의 증가 추세는 올해 내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홍콩에서는 11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만 2270.6% 증가한 1만4721명, 대만에서는 4677.1% 증가한 1만7914명, 싱가포르에서는 1275.8% 증가한 3만3212명이 한국을 찾았다. 중국 관광객도 소폭 증가했다. 입국자 격리기간 단축과 항공편 서킷브레이크 폐지로 전년 동월 대비 93.8% 증가한 2만4174명이 한국을 찾았다.

2022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 일본, 중국 순으로 방문자가 많았다. 지난 11월에만 약 46만명이 입국했다.

그간 국내 외국인 방문객의 상당수는 중국인이 차지했다. 팬데믹이 선포되기 직전인 2019년 외국인 방문객 통계를 보면 당시 우리나라엔 1750만명이 찾았다. 역대 외국인 방문객 최대치(2016년 1724만명)를 넘어선 숫자였다. 그런데 이중 중국인 방문객의 550만명이 넘었다.

전체 방문객 비중에서 30%를 웃도는 상당한 숫자를 차지했다. 당연히 유통업계와 관광업계의 최대 고객 국가 역시 중국이었다. 한때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807만명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세상을 덮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감염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국가 간 이동은 물론 국내 이동도 자제해야 했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만나고, 어디든 원하는 곳에 다니는 일도 더는 당연하지 않은 게 됐다.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 내 지역 가운데 서울에 66.3%가 방문할 정도로 서울에 집중되고 있고, 그 다음 경기도를 많이 방문하는데 7.8%로 서울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사람의 이동을 전제로 하는 관광산업은 팬데믹 세상에서 그야말로 뿌리부터 흔들렸다. 2020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방문객 수는 251만 9118명에 불과했다. 2021년은 더 심각했다. 고작 96만7003명이 들어왔을 뿐이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로 하늘길이 조금씩 열린 2022년부턴 상황이 조금씩 달라졌다. 외국인 방문객의 숫자가 2월 10만명을 돌파하더니, 6월 들어선 20만명이 한국을 찾았다. 10월엔 40만명을 돌파했다.

◇ 2022년 11월 누계 기준, 미국 48만명, 일본 21만명 방문해 각각 1, 2위
흥미로운 건 한국을 가장 많이 찾은 방문객의 국적이 더 이상 중국이 아니라는 점이다. 11월 누적 기준으로 미국인이 48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많은 국가 역시 중국이 아니었다. 일본이었다. 21만명이 찾았다. 중국은 세 번째 순위였다. 19만명의 중국인이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다.

필리핀(17만명)과 베트남(16만명), 태국(13만명), 싱가포르(11만명) 등 동남아 지역에서도 제법 많은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 특히 베트남(1만9000명)과 태국(8000명), 싱가포르(4000명)의 2021년 방문객 숫자가 현저히 적었다는 걸 고려하면 반전에 가까운 수치다.

다른 국가의 관광객 수는 늘었는데, 중국인 관광객 수가 뒷걸음질한 건 중국이 2020년부터 3년 가까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국경 봉쇄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3년간 한국에 들어오지도 못했다. 중국의 봉쇄정책 영향으로 화장품과 면세점 업계는 오랜 시간 수렁에 빠져 있었다.

중국 방역 당국이 올해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와 함께 자국민의 해외여행도 허용하기로 하면서 중국발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 역시도 확실하진 않다.

우리나라 정부가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에서 넘어오는 입국자에 대한 방역조치를 강화하자 중국이 한국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는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의 여행교류가 사실상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지난 1월 10일경 기준 제주~홍콩 노선이 직항노선이 취소되는 등 양국 관광교류가 빠르게 경색되는 분위기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던 명동 거리를 가보면 현재 일본인 관광객과 함께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관광객만 눈에 보인다”면서 “방역 조치 완화로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심각한 중국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인 관광객 수가 연내 팬데믹 이전만큼의 규모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최근 방한 관광시장의 성장세는 일본과 동남아 국가들이 견인차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수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오히려 감소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비자발급 중단 조치는 일본에도 내려졌는데, 이 때문에 한국 관광시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한국 관광시장에서 일본과 동남아 국가가 강세를 보이는 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 일본, 한국 인기 여행지 1위 올라ㆍ정부 23~24년 한국방문의해 선포
일본의 대형 여행사 HIS가 지난해 12월 조사한 ‘연말연시 인기 해외 여행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4위였던 서울은 2011년 이후 11년 만에 1위에 올랐다. 2021년 1위였던 하와이 호놀룰루는 2위로 밀려났다. 태국 방콕은 3위를 유지했다. 과거 조사에서 순위권에 들지 않았던 부산은 4위로 급부상했다. 한국이 일본인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 여행지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외국인 관광객을 모집하기 위한 정부 지원도 쏟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2023~2024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K콘텐츠를 관광에 접목하고, 관련 산업규제도 적극 완화해 오는 202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관광수입 3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K-컬처와 관광을 융합시켜 한국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고품격 관광콘텐츠를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예술·음식 등 케이-컬처와 관광을 매력적으로 융합해 명인·명사와의 만남, 고급 한식 체험 등 K관광만의 고급 콘텐츠 상품을 개발하고, 한국 프로골퍼들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골프선수·대회·아카데미 등 특화 관광 상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한국 관련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이를 관광산업에 적극적으로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 역시 K콘텐츠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들 지역 관광객들이 팬데믹 이후 첫 여행으로 ‘한류관광’을 택했단 분석이다.

K컬쳐를 내세운 정부의 관광 산업 육성 전략의 타깃은 중국인 관광객으로 보기 어렵다. 중국 정부가 2017년 사드(THAAD) 배치 후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 한국 게임 등 콘텐츠의 수입을 막는 한한령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의 콘텐츠들이 무단 복제돼 중국 불법 플랫폼에 음성적으로 유통되고 있지만, 공식적으론 문화 교류가 막혀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도 역량을 쏟는다. 현재 기업 포상 관광과 수학여행에 한정된 동남아국가의 단체비자를 일반단체까지 확대해 발급 기간을 단축하고,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를 대상으로 무안공항 입국 무비자 특례를 신설한다. 이들 지역이 중국과 달리 정치·경제·외교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한류 영향으로 갈수록 한국여행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에서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구조였던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방한 관광시장 생태계 구성이 확연이 달라진 양상“이라면서 “동남아 지역 방한 관광객의 낮은 1인당 여행 소비지출이 아쉬운 점이지만 이들 국가의 경제 성장률이 가파른 만큼 미래 관광시장의 중심은 동남아 지역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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