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월 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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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데님 소재가 ‘BLR’에 담긴 철학을 표현하기 가장 좋았어요

지난 12월, ‘2025 K-패션 오디션’에서 대통령상을 거머쥔 ‘권봉석’ 디자이너, 이미 여러 차례 수상 경력을 쌓아오면서 업계에 굵직한 성과를 남긴 그는 현재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 ‘BLR(비엘알)’을 전개하며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권 디자이너는 스무 살 무렵부터 자신의 브랜드 론칭을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한 인생 계획을 치밀하고 구체적으로 세웠다. 먼저,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입사하기, 대기업 시스템 배우기, 마지막으로 동대문에서 디자이너 실전 경력을 쌓는 것이었다.

그는 실제로 세운 계획을 정확히 실행에 옮겼다. ‘칼이석태’ 디자이너 브랜드에 입사해 브랜드 감각을 쌓았고, LF패션 니트팀 인턴으로 대기업 시스템을 체득했고, 동대문에서 디자이너로서 실무 경력까지 축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권봉석 디자이너는 세계 최상위권 패션대학인 ‘런던칼리지오브패션(LCF)’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BLR’의 시작을 알렸다.

권 디자이너는 LCF 재학 당시 영국 편집숍 ‘50m’에서 판매 성과를 겨루는 학교 자체 심사 프로그램에서 ‘블러’라는 브랜드로 주문(오더)수 1위를 기록해 디자이너로서 두각을 드러냈다. 이는 우수한 성과로 인정받아 ‘런던패션위크’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로 이어졌다.

세계 4대 메이저 패션 행사인 ‘런던패션위크’에 오르는 브랜드들은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패션 업계와 관계자들이 주목하기 때문에 전문 심사를 거치고 초청만으로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무대이기에 ‘블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성공적으로 런웨이를 마친 ‘블러’는 이후 유명 해외 래퍼들의 제품 의뢰가 쏟아졌고,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

권 디자이너는 “런웨이 이후 래퍼를 비롯해 힙한 사람들한테서만 제품 의뢰가 들어오길래 브랜드 방향성 역시 자연스럽게 힙한 무드로 설정하게 됐다”며 “그 과정에서 블러만의 거칠고 독보적인 분위기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블러’라는 브랜드로 세계적인 무대에서 권봉석 디자이너의 이름을 알렸고, 석사 과정을 마친 2019년, 한국에서 ‘블러’의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담아 ‘BLR(비엘알)’이라는 브랜드 명으로 국내 시장에 정식 론칭했다.

권 디자이너는 ‘BLR(비엘알)’을 통해 브랜드 초기부터 당시 제일 핫한 아이돌 ‘EXO(엑소)’의 의상 제작을 맡았고, 이를 계기로 NCT, 세븐틴, 슈퍼M 등 다수의 아이돌에게 의상 제작·협찬을 제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현재까지도 ‘스트레이 키즈’ 아이돌 의상 제작을 맡고 있을 정도로 ODM 비즈니스와 브랜드 비즈니스를 병행하면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BLR’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며 2023년 한국디자이너패션어워즈 ‘신인상’, 서울패션위크 ‘올해의 디자이너상’, 그리고 지난 12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패션협회가 주관한 ‘2025 대한민국 패션대상’ 중 ‘K-패션 오디션’ 부문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겨준 브랜드로 성장했다.

BLR은 끈끈한 관계에 빗대어 견고하고 튼튼한 데님 소재 중심의 컬렉션을 선보인다.

◇ ‘블러’에서 시작된 ‘BLR’…끈끈한 데님 소재로 관계를 표현하다
권봉석 디자이너는 ‘관계’라는 키워드를 브랜드의 핵심 축으로 삼았다. BLR을 탄생시킨 ‘블러’는 브랜드 명에 ‘흐릿한’, ‘희미한’ 뜻을 담아 사람과 사람이 모였을 때 생기는 교집합의 경계선을 흐릿하게 만들고 선을 긋기보단 끈끈한 관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철학을 나타냈다.

브랜드가 데님을 메인 소재로 선정한 이유도 튼튼하고 견고한 관계에 빗대어 가장 끈끈한 소재인 데님을 활용해 브랜드 철학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제품의 끝단과 마감, 봉제선을 의도적으로 해체하거나 손상시키는 기법을 사용해,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 철학을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제품 염색 시에도 서로 다른 제품이 하나처럼 보여지도록 톤을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옷들의 경계가 모호하고 ‘블러처리’된 듯한 느낌을 강조했다.

이처럼 소재 뿐만 아니라 제품 디자인 측면에서도 권봉석 디자이너의 관계 철학이 깃든 것을 볼 수 있다.

더불어 ‘블러’는 3가지의 핵심 테크니컬 기술을 결합시켜 제품 특유의 거친 무드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커버드(Covered)’의 덮여진 구조, ‘어태치드(Attached)’의 부착된 형태, ‘컴바인드(Combined)’의 겹쳐진 형태로 제품을 설계했다. 서로 다른 텍스처의 원단을 겹치거나 합치는 공정을 반복하면서 제작에 공을 들였고, 이같은 제작 방식은 브랜드 초기 핵심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블러’의 제품들은 거칠고 힙한 무드를 유지하면서 매니아 고객층을 확보했고, ‘BLR(비엘알)’의 새로운 브랜드 명으로 국내 출범 이후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대중성을 강화했다. 브랜드 초창기 세 가지 기법으로 제작된 제품 비중을 20%로 줄이고 50%는 인기 제품 30%는 트렌드에 맞춘 상품들로 구성했다.

그렇게 ‘BLR’은 ‘블러’의 핵심 아이덴티티를 담되, 대중성을 강화한 데님 브랜드로 패션 업계에서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BLR은 ‘힘없고 연약한 영국 10대 소년’이라는 핵심 코어를 실제 룩북 촬영에도 녹여내기 위해 어두운 내면과 억눌린 감정을 잘 표현하는 모델 위주로 기용한다.

◇ ‘영국 10대 소년’과 ‘청춘’의 내면으로 ‘BLR’의 세계관을 구축하다.
권봉석 디자이너는 ‘BLR’의 제품, 공간, 무드의 비주얼 방향성을 잡아주는 핵심 코어로 ‘힘없고 연약한 영국 10대 소년’이라는 가상의 주인공을 형성했다. 이 가상 인물은 내향적인 성격으로 불특정다수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내면에 항상 분노와 억눌린 감정이 가득하지만 표출 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를 표방한다.

BLR은 이런 핵심 코어를 실제 룩북 촬영에도 녹여내기 위해 어두운 내면과 억눌린 감정을 잘 표현하는 모델 위주로 기용한다.

이에 ‘BLR’의 핵심 타깃도 이들과 연결돼 있다. 지극히 내향적이지만,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표현 수단이 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

권봉석 디자이너는 “오프라인 행사장에서 자주 뵙는 저희 BLR 고객분들은 대부분 내향적이었지만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라고 말했다.

아울러 ‘BLR’은 지난 9월 진행한 자체 2026 SS 프레젠테이션에서 해당 코어를 함축적으로 담아내 화제가 됐다. ‘ROOM OF ECHOES(룸 오브에코스)’ 라는 주제로 방 안에 머무는 청춘의 내면세계를 표현했고, ‘에코 룸’이라는 콘셉트로 감정이 울려 퍼지는 듯한 공간 설계를 통해 몰입감을 극대화해 큰 호응을 이끌어 낸 것이다.

청춘이 가진 불안감, 외로움, 우울증 등 정신적 취약함을 극복하고 외부세계로 뻗어 나가는 성장의 서사를 담아낸 2026 SS 프레젠테이션은 인플루언서와 관계자들 사이에서 바이럴이 되어 하반기 구매 수요를 이끌었던 주요 행사로 자리했다.

BLR은 26SS 프레젠테이션에서 청춘의 불안감, 외로움, 우울증 등 복합적인 감정이 담긴 공간을 통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현재 ‘BLR’은 독창적인 세계관과 디자인으로 국내 패션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도 사로잡고 있다. 현재 ‘일본, 중국, 홍콩, 런던, 러시아’ 등 8개국의 해외 바이어들과 소통하면서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5월에 예정된 워너 브라더스 ‘베트맨’과의 컬래버레이션은 글로벌 IP와 BLR의 만남에서 어떤 결과물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권봉석 디자이너는 2026 FW 시즌을 기점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2배 이상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BLR’의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한국 데님 브랜드로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브랜드의 영역을 한 단계 확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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