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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컬 플랫폼 뷰티 PB·직매입 전환… 중개 넘어 밸류체인 재편

에이블리 자체 브랜드 론칭, 무신사 물류·오프라인 거점 확보… 수익성 강화 노린 구조적 변화

국내 리테일 시장에서 패션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버티컬 플랫폼들이 뷰티 산업의 밸류체인을 직접 통제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과거에는 외부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켜 거래액을 늘리고 중개 수수료를 수취하는 방식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브랜드(PB)를 기획하거나, 상품을 직접 매입해 물류와 배송까지 책임지는 형태로 진화 중이다.

이는 신규 고객 확보 비용이 상승하는 이커머스 환경에서, 마진율이 높고 구매 주기가 짧은 뷰티 카테고리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생태계 내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유통 플랫폼이 뷰티 PB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핵심 배경은 압도적인 데이터 경쟁력과 국내의 고도화된 화장품 제조(ODM) 인프라의 결합에 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론칭한 첫 뷰티 PB ‘바이블리(BYBLY)’는 이러한 구조적 강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에이블리는 하루 평균 4억 건에 달하는 1020 세대 유저의 취향, 구매, 리뷰 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시장의 수요를 예측했다. 이를 바탕으로 트러블 커버에 특화된 ‘달쿠션’을 기획하고, 브랜드에 구애받지 않고 파운데이션 용액만 보충해 사용할 수 있는 DIY형 ‘쿠션리필샷’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러한 기획은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하고 패키징 원가를 절감함으로써 플랫폼이 높은 마진을 확보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는 1만 원대 초반의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결과를 낳았다. 다이소가 대형 ODM 업체와 직거래를 통해 초저가 화장품 시장을 개척하며 오프라인 뷰티 채널의 강자로 부상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현상이다. 결국 유통 플랫폼이 제조 역량을 내재화하지 않더라도, 방대한 트래픽과 데이터를 무기로 기획력만 갖추면 언제든 뷰티 시장의 제조 및 판매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직매입과 통합 물류 통한 오프라인 리테일 확장
자체 기획(PB)과 더불어, ‘직매입’을 통한 오프라인 확장은 플랫폼이 뷰티 생태계 주도권을 쥐는 또 다른 핵심 축이다. 무신사 뷰티는 오는 4월 성수동에 483㎡(약 146평) 규모의 첫 상설 매장인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를 열고 오프라인 리테일 사업을 공식화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무신사는 1분기 전담 바잉 조직을 신설하고, 400여 개 뷰티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어 상품을 직접 사들이는 직매입 구조를 짰다. 중소 브랜드의 재고 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중간 유통 마진을 플랫폼이 내재화하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자사의 고도화된 풀필먼트(MFS) 인프라를 오프라인 매장 공급망과 직결시켜, 물류 기반이 취약한 신진 인디 브랜드들을 무신사 생태계에 강력하게 묶어두는(Lock-in) 구조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플랫폼의 뷰티 PB 개발과 직매입 물류망 구축은 뷰티 시장의 권력 중심이 개별 브랜드에서 데이터와 유통망을 쥔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에이블리의 바이블리 론칭과 6월로 예정된 가성비 마스카라 라인업 확장 계획에서 보듯, 플랫폼은 입점 브랜드와 협력하는 동시에 직접 경쟁하는 자체 상품군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것이다. 또한 무신사처럼 자금력과 물류망을 갖춘 플랫폼은 직매입 확대를 통해 시장 내 가격 결정권과 재고 통제권을 점진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시장 흐름 속에서 기존 뷰티 브랜드와 유통사들은 전략적 기로에 놓였다. 브랜드 제조사들은 플랫폼에 종속되는 단순 납품처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사몰 중심의 D2C(소비자 직접 판매) 역량을 키우거나, 플랫폼이 모방하기 어려운 독자적인 원료 및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

반면 중소 리테일러들은 거대 버티컬 플랫폼이 주도하는 거대한 직매입 및 PB 공세에 맞서기 위해 타깃 고객을 더욱 세분화한 니치 마켓을 발굴하거나 새로운 오프라인 공간 경험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지셔닝을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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