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아이컴바인드(대표 김한국)가 2025년 9월, 서울 신사옥 ‘하우스 노웨어 서울(HAUS NOWHERE SEOUL)’을 공식 개관했다. ‘되돌아온 미래(Returned Future)’를 주제로 한 이번 신사옥은 회사 산하 주요 브랜드를 집결시키는 동시에, 차세대 리테일 실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전망이다.

1층부터 3층, 그리고 5층에 걸친 리테일 공간에는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퍼퓸 브랜드 탬버린즈, 헤드웨어 브랜드 어티슈, 티(Tea) 브랜드 누데이크가 새롭게 단장한 매장을 열었고, 신규 테이블웨어 브랜드 누플랏(Nuflaat)이 첫선을 보였다. 각 브랜드는 하우스 노웨어라는 플랫폼을 통해 단순 매장 운영을 넘어 창의적 세계관과 감각적 체험을 결합한 리테일 경험을 제안했다.
◇ 젠틀몬스터, ‘볼드 컬렉션’으로 확장된 세계관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신사옥 개관과 함께 ‘2025 볼드(BOLD)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번 컬렉션은 아이코닉한 브릿지 디테일을 중심으로 과감한 연출이 가능한 아이웨어를 선보여 브랜드의 실험적 미학을 극대화했다.
볼드 컬렉션의 브릿지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방패 구조에서 영감을 받았고, 노즈패드를 삭제한 혁신적 구조를 통해 뉴 퓨처리즘을 제안한다.

메탈 프레임은 가벼운 렌즈와 대비되는 묵직한 브릿지로 전례 없는 조형미를 구현했고, 아세테이트 프레임은 속도감을 강조한 시그니처 심볼과 과장된 볼륨의 프론트로 미래적 감각을 강화했다. 또한 배우 틸다 스윈튼이 참여한 글로벌 캠페인은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파동감 넘치는 사운드를 통해 초현실적 비전을 담았다. 영상 속 무대는 하우스 노웨어 서울을 배경으로 현실과 가상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해, 브랜드의 미래적 세계관을 강렬하게 드러냈다.
서울·베이징·도쿄에서 동시 전개되는 글로벌 팝업 스토어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하우스 노웨어 서울의 건축적 질감에서 파생된 콘셉트로, 비대칭 구조의 거대한 오브제와 반복되는 심볼 패턴이 공간 전체에 반영돼 패션과 건축의 융합을 구현했다.
젠틀몬스터는 단순히 아이웨어 브랜드를 넘어 건축·예술·리테일을 아우르는 문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볼드 컬렉션은 그 철학이 집약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 탬버린즈, 향과 테크놀로지의 융합
퍼퓸 브랜드 탬버린즈는 신사옥에서 새로운 향수 라인 ‘선샤인(Sunshine)’을 선보였다. 두 가지 향으로 구현된 이번 컬렉션은 ‘낮잠에 빠진 강아지’와 ‘빛나는 갑옷을 입은 자유로운 질주’라는 상반된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었다.
특히 매장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Sunshine AI Twin Look’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향과 디지털 경험을 결합, 코스메틱 브랜드로서의 새로운 리테일 실험을 보여줬다.

◇ 어티슈, 리테일 확장과 스타일링 제안
패션 헤드웨어 브랜드 어티슈는 두 번째 스토어를 하우스 노웨어 서울에 열며 트래커(Tracker) 컬렉션을 공개했다. 미개척지에 남겨진 흔적을 모티프로 한 디자인은 캡과 니트의 신선한 조합, 니트 글러브·스카프 액세서리와 함께 새로운 헤드웨어 스타일링을 제안했다. 이는 어티슈가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리테일 공간에서 확장한 사례로 주목된다.

◇ 누데이크, ‘티하우스’로 확장된 브랜드 경험
티(Tea) 브랜드 누데이크는 ‘티하우스(TEAHOUSE)’라는 콘셉트를 통해 티와 디저트를 결합한 새로운 시도를 펼쳤다. 감각적인 티 블렌딩과 예상치 못한 향 레이어링으로 탄생한 ‘센티드 티(Scented Tea)’는 리테일 경험을 넘어 감각의 확장을 제안했다. 이는 누데이크가 브랜드 세계관을 디저트에서 라이프스타일로 넓히는 전환점이 됐다.

◇ 누플랏, 테이블웨어 시장 진입
신규 브랜드 누플랏(Nuflaat)은 하우스 노웨어 서울에서 첫선을 보였다. ‘Dress Your Table’을 슬로건으로, 패션 오브제와 유틸리티의 경계를 허무는 테이블웨어 컬렉션은 다이닝 공간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무대로 확장했다. 패션 기업이 식문화 영역까지 진입하며 라이프스타일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상징적 행보로 읽힌다.
◇ 아트 프로젝트, 공간에 숨을 불어넣다
개관과 동시에 공개된 아트 프로젝트도 관람객의 시선을 압도했다. 첫 번째 협업으로 아티스트 맥스 시덴토프(Max Siedentopf)가 선보인 설치 작품 ‘More Is More’는 신사옥을 초현실적 풍경으로 탈바꿈 시켰다.
수많은 검은 비닐봉지가 파도처럼 일렁이며 공간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고, 중앙에 자리한 실물보다 크게 구현된 노인의 조형물은 생동감 있는 눈빛으로 공간 너머의 이야기를 응시했다. 노인의 손에 쥐어진 황금빛 봉지는 호기심과 발견의 상징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안에 담긴 기억·비밀·꿈을 상상하게 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검은 파도 속 황금빛 봉지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하는 의미와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앞으로도 국내외 아티스트와 협업을 지속해 도시 환경 속 예술적 경험을 제안할 계획이다. 서울을 시작으로 도산·상하이·선전으로 확장되는 프로젝트는 각 도시의 맥락에 맞춰 다른 형태로 전개되며, 리테일 공간을 넘어 도시 전체를 무대로 삼는 새로운 예술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하우스 노웨어 서울은 단순한 신사옥을 넘어 브랜드 리테일·예술·도시 경험을 아우르는 ‘퓨처리테일(Future Retail)’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하우스 노웨어 서울은 전통적인 매장 개념을 넘어, 브랜드가 문화와 예술을 통해 어떻게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실”이라며 “이는 글로벌 리테일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상징적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