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가 F&B(식음료)를 단순한 집객용 미끼 상품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투영하는 핵심 콘텐츠로 진화시키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경험’과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카페나 레스토랑을 결합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명품 매장을 찾던 소비자들이 공간 자체의 분위기와 독창적인 미식 경험을 소비하는 방향으로 행동 패턴을 바꾸면서, 고부가가치 식음 매장의 전략적 가치는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로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이 청담동 플래그십에 ‘카페 타임’을 매치하거나, 글로벌 하이엔드 하우스인 루이비통과 구찌가 각각 ‘르 카페 LV’, ‘구찌 오스테리아’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 같은 오프라인 락인(Lock-in) 전략의 일환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대백화점(대표 정지영)이 자체 기획한 카페 브랜드 ‘틸화이트(Till White)’의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며 독자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6월 5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4층에 문을 여는 틸화이트 2호점은 주변 럭셔리 패션 브랜드 매장과의 시각적 동선을 자연스럽게 융합한 ‘오픈형 아일랜드’ 레이아웃을 채택했다. 이는 쇼핑 유동인구를 프리미엄 미식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유입시켜 입체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산이다.
앞서 지난해 8월 더현대 서울에 첫선을 보인 1호점이 시그니처 베이커리로 젊은 층 사이에서 SNS 핫플레이스로 안착한 성과를 발판 삼아, 이번 2호점은 한층 고도화된 미식 라인업을 장착했다. 국내 1세대 스탠딩 에스프레소 바 ‘리사르 커피’ 및 디저트 전문 ‘도레 컴퍼니’와 손잡고 아몬드 에스프레소, 카다멈 라떼, 그라니따 등으로 구성된 독점 메뉴 ‘틸 플레이트’를 포함한 신메뉴 10종을 투입한다. 아울러 기존 인기 품목인 우유·밤 식빵 외에 올리브, 통밀 등 건강 식재료를 가미한 프리미엄 베이커리와 토스트 라인업을 강화해 상품 차별화를 꾀했다.
시장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압구정본점 2호점을 기점으로 점포별 상권 특성에 맞춘 맞춤형 F&B 큐레이션을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판교점까지 순차적으로 틸화이트 매장을 추가 전개해 독자적인 시그니처 콘텐츠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결국 핵심은 팽창하는 프리미엄 F&B 시장에서 단순한 음료 판매를 넘어 타 매장과 차별화되는 고유의 럭셔리 공간 미학을 지속해서 증명해 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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