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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패션비즈·매거진B 연속 인수…유통 플랫폼서 브랜드 생태계로

조만호 총괄대표 주도…국내 B2B·글로벌 B2C 투 트랙 미디어 전략

무신사가 1년 사이 패션 전문지 두 곳을 잇달아 인수했다. 2025년 상반기 국내 패션 전문지 패션비즈를 운영하는 섬유저널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 4월 20일에는 글로벌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매거진B를 발행하는 비미디어컴퍼니 지분 전량을 추가 인수했다. 단순한 미디어 포트폴리오 확대로 보기엔 두 인수의 타깃과 시점이 지나치게 정교하다.

이번 연속 인수의 중심에는 조만호 총괄대표가 있다는 판단이다. 조만호 총괄대표는 무신사의 글로벌 확장에서 미디어 역량을 겸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매거진B 인수를 직접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조만호 의장은 2024년 4월 총괄대표로 복귀하면서 글로벌·브랜드 사업과 플랫폼 사업의 통합 시너지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연속 미디어 인수는 그 복귀 이후 본격화된 전략의 일환이다. 나스닥 상장 여부를 두고도 조만호 의장이 글로벌 인지도 제고의 실익을 직접 따지며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 나올 만큼, 글로벌 전략 전반의 핵심 의사결정자는 조만호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신사는 패션B2B 매거진을 2025년 상반기에 GBGH로부터 최종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비즈 인수, 국내 중소 브랜드 육성 시스템 구축
패션비즈는 1987년 창간한 월간지로 패션업계 내 인지도 높은 미디어다. 잡지를 창간한 김일웅 회장이 2024년 물러나면서 지분을 정리했다. 인수 경로는 다소 복잡했다. 데상트코리아 대표 출신 김훈도 대표가 이끄는 무신사 관계사 GBGH가 2023년 하반기 먼저 섬유저널 지분을 확보했고, 이후 무신사가 단독으로 GBGH 지분을 재이전받는 구조로 2025년 상반기 최종 인수가 마무리됐다.

무신사는 이미 중소 브랜드 육성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다. 2015년부터 운영해온 파트너 펀드 프로그램을 통해 무신사 본사 기준 누적 지원금 3,650억 원, 29CM 합산 시 4,000억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입점 브랜드에 지원해왔다. 패션비즈 인수는 이 구조에 미디어 노출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끼워 넣은 셈이다.

실제로 무신사는 소담상회와 패션비즈를 연계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2025년 6월 성수동에 390여 개 패션·뷰티 브랜드가 입점한 소담상회 위드 무신사를 오픈했고, 시범 오픈 이후 한 달여 만에 온오프라인 누적 판매액 30억 원을 돌파했다. 패션비즈는 이 같은 성과를 업계에 알리는 창구 역할을 맡았다. 명품 브랜드가 글로벌 패션매거진에 광고를 싣듯 중소 브랜드는 패션비즈 같은 국내 매체를 광고와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무신사가 브랜드를 키우고 패션비즈가 그 스토리를 업계에 전파하는 구조다.

글로벌 B2C 매거진 ‘매거진B’ 를 지난 4월 인수했다.

매거진B 인수, 글로벌 확장의 소프트파워 구축
매거진B는 조수용 전 카카오 대표가 2011년 창간한 브랜드 다큐멘터리 잡지다. 매월 브랜드 한 곳을 선정해 잡지 한 권을 오롯이 그 브랜드에만 할애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창간부터 영문판을 함께 발행해 40여 개국에 170만 부 이상을 판매했고, 2013년 칸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 디자인 부문 은상을 받았다.

조만호 대표가 이 매체에서 본 것은 잡지 그 이상이다. 무신사는 매거진B의 글로벌 미디어 네트워크와 영향력, 브랜드 에디토리얼 및 크리에이티브 경험을 바탕으로 IP와 라이선스 사업 등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을 함께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15년간 샤넬, 파타고니아, 무인양품 등 100개 브랜드를 심층 취재한 아카이브는 전시, 굿즈, 컨설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화할 수 있다.

무신사는 현재 일본·중국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미국·유럽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 계획 중이다. 해외 시장에서 무신사는 아직 신인에 가깝다. 전 세계 크리에이티브 씬에 독자층을 보유한 매거진B의 네트워크는 광고비로 살 수 없는 신뢰 자산이다.

인수, B2B와 B2C의 투 트랙과 IPO를 앞둔 포석
패션비즈와 매거진B의 역할은 서로 다르다. 패션비즈는 국내 패션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B2B 전문지로 브랜드 발굴·육성·홍보라는 국내 공급망 강화에 기여한다. 반면 매거진B는 영문으로 전 세계 브랜드 소비자와 크리에이터를 향한 글로벌 미디어다. 국내에서 브랜드를 키우고 해외에서 그 브랜드의 스토리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투 트랙 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이 그림은 무신사가 추진 중인 IPO와도 맞닿아 있다. 일부 IB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패션 플랫폼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사실상 유통사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어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차별화된 사업 모델이 필요한 상황이다. 무신사가 단기간에 콘텐츠 기업 인수에 속도를 내는 건 IPO에서 목표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란 해석이 중론이다. 단순 이커머스 멀티플만으로는 목표 평가액에 도달하기 어렵고, 콘텐츠 자산을 통해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탐색하는 기능을 더해야 입점 브랜드와의 결속력이 강화되면서 플랫폼 지위가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는 분석이다.

패션비즈로 국내 브랜드를 키우고 매거진B로 그 브랜드의 가치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구조. 그 전략의 설계자는 조만호대표라는 판단이다. 무신사의 연속 미디어 인수는 미디어 사업 진출이 아니라 플랫폼 생태계 완성을 향한 창업자의 수순으로 읽힌다.

한편 전략적 그림이 정교할수록 리스크도 뚜렷하다. 핵심은 편집 독립성이다. 플랫폼이 매체를 소유하는 순간 편집 방향이 모회사 입점 브랜드 중심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무신사도 편집 독립성 보장을 약속했지만, 모회사와 매체 사이의 이해충돌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차단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패션비즈의 경우 이해충돌 소지가 더 직접적이다.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가 패션비즈의 주요 광고주이기도 한 구조에서, 매체가 무신사 플랫폼에 비판적인 기사를 독립적으로 쓸 수 있느냐는 물음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무신사는 멀티호밍 제한과 최혜대우 요구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를 받은 바 있고,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30%의 수수료에 대한 불만도 끊이지 않는다. 무신사가 갑질 논란의 당사자인 상황에서 입점 브랜드들의 불만을 다뤄야 할 전문지를 자회사로 두는 것은 구조적 이해충돌이라는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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