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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으로 재편되는 주류 시장…전통주, 업계 전략 자산으로 주목

‘소버 큐리어스’와 ‘D2C’의 결합, 단순 유행 넘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구조적 진화

유통 업계가 주류를 대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 주류가 단순히 ‘마시고 취하는’ 소비재였다면, 현재는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전통주는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유일한 주류라는 법적 특수성과 맞물려, D2C(Direct to Consumer) 강화와 프리미엄화 전략을 구사하는 유통사 및 브랜드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이제 전통주는 명절 선물 세트의 범주를 벗어나, 젊은 소비층의 ‘가치 소비’를 견인하는 리테일 플랫폼의 전략적 핵심 자산으로 재평가받는 추세다.

‘소버 큐리어스’와 건강 중시 경향이 불러온 주류 소비의 양극화
최근 주류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의식적 절주)’와 ‘지브라 스트라이핑(Zebra Striping, 술과 음료를 번갈아 마심)’ 현상이다. NH농협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기준 20대의 주점 소비 금액은 전년 대비 20.9% 급감하며 기존의 집단적 음주 문화가 해체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소비자들은 이제 ‘많이’ 마시는 것보다 ‘어떤 성분을 어떻게’ 마시는지에 집중한다. 이같은 흐름에 삿포로맥주가 당질과 퓨린을 70% 낮춘 ‘삿포로 70’을 선보이거나 칼스버그가 무알코올 ‘칼스버그 0.0’을 출시하며 건강 지향적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이는 ‘소버 큐리어스’ 확산에 따라 주류시장 업계 전반이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삿포로 70(제공 엠즈베버리지)

또 다른 축은 고품질의 주류를 소량 즐기는 프리미엄 시장의 팽창이다. 전통주가 이 지점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획일적인 희석식 소주에서 벗어나 증류 원액 그대로의 맛을 살린 프리미엄 전통주는 ‘나를 위한 보상’을 찾는 젊은 층의 니즈를 관통했다.

특히 가수 성시경이 론칭한 ‘경탁주’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론칭 직후 전량 품절 사태를 빚고 백화점 팝업스토어로 확산된 경탁주의 성공은 단순한 연예인 마케팅을 넘어, 미식(美食)에 대한 신뢰와 전통주의 희소성이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강력한 시장 파급력을 보여준다. 이는 주류가 단순한 음료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소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DOD 까망토끼 에디션(제공 하이라이트브랜즈)

D2C 플랫폼과 라이프스타일 결합으로 확장되는 유통 구조
유통 전략 측면에서 전통주는 온라인 유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해 플랫폼의 충성도를 높이는 락인(Lock-in)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캠핑 브랜드 디오디(DOD)와 양조장 술샘이 협업한 ‘까망토끼 에디션’은 협업 모델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캠핑이라는 특정 라이프스타일에 전통주를 접목하고, GS우리동네 앱을 통해 한정판으로 판매한 이 전략은 출시 8일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이는 전통주가 오프라인 매대의 한계를 넘어 앱 기반의 예약 구매와 D2C 채널을 통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타깃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지를 확인시켜 준 대목이다.

전통주의 위상 변화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에 따르면 전통주 수출 규모는 2015년 1,920만 달러에서 2024년 2,400만 달러로 10년 사이 24% 성장했다. 특히 ‘조옥화 안동소주’와 같은 지역 명인 주류는 전통성과 희소성을 앞세워 독일, 대만, 일본 등 해외 프리미엄 주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조옥화 안동소주 (제공 조옥화 안동소주)

100% 국산 쌀과 자가 제조 누룩을 사용하는 3대 계승의 스토리텔링은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의 진정성을 담은 고급 주류로 인식되며, 국내 유통사들에게도 글로벌 PB(자체 브랜드) 개발이나 수출 대행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주류 시장은 단순한 품목의 다양화를 넘어, 정교한 데이터 기반의 큐레이션 경쟁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세븐일레븐이 스타 셰프들과 협업해 출시 3주 만에 20만 개를 판매한 하이볼 사례처럼, 리테일러는 이제 제조사와 긴밀히 협력해 소비자의 특정 취향을 저격하는 ‘스몰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전통주는 이 과정에서 가장 유연하게 변주 가능한 카테고리다.

고도수 증류주부터 저도수 탁주, RTD(Ready To Drink) 하이볼에 이르기까지 전통주의 스펙트럼은 더욱 넓어질 것이며, 이는 플랫폼의 차별화된 콘텐츠로서 리테일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잣대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전통주 시장의 성장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와 유통 채널의 혁신이 맞물려 일어난 구조적 필연이며, 기업들은 이를 브랜드 자산 가치를 높이는 핵심 동력으로 삼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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