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패션협회가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 주최로 영원무역 명동빌딩 지하 5층 대강당에서 ‘2025 의류제조 혁신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의류산업의 미래 방향을 모색하고, 미래 혁신의 여정을 함께 열어가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포럼은 성래은 한국패션협회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진행됐다. 성 회장은 현재 인류가 AI와 로봇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 혁명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패션 산업 관계자들 역시 깊은 관심과 노력을 통해 AI와 로봇을 활용한 디자인, 마케팅, 공정 관리 등에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성 회장은 이번 포럼이 다가올 산업 혁명 시대에 패션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미래에 대한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는 장이 되기를 희망했다.
개회식 이후에는 총 2명의 주제발표자가 참여했다. 첫 번째 주제 발표는 (주)에이로봇의 엄윤설 대표가 맡아 ‘AI, 휴머노이드 로봇기술 혁명의 현재와 제조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엄 대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의 신체 비율과 같아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도구(툴)를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가지고 있어 그 파괴력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엄 대표는 휴머노이드가 주권 산업이라고 규정하면서, 대한민국이 배터리, 인공지능 칩, 액추에이터 세 가지 핵심 부품을 모두 만들 수 있는 한국과 중국, 단 두 국가 중 하나라는 점에서 휴머노이드 개발에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에이로봇은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를 제조 현장에 투입해 제조 혁신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패션 의류 제조 분야에서도 라인을 긋고 가위질을 하는 등의 작업 동작들이 모두 원시 데이터가 될 수 있고, 이러한 데이터를 취득하여 학습 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다.
두 번째 주제 발표는 (주)아이디모드의 임승혁 팀장이 ‘니트생산 공정관리 DX 개발 및 성과’를 주제로 산업 사례를 공유했다. 임 팀장은 아날로그 방식의 생산 관리를 완전히 디지털로 전환한 자사의 DX(디지털 전환)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아이디모드는 1997년 설립되어 2002년 국내 최초로 홀가먼트 편직 방식을 도입해 봉제선이 없는 니트를 생산하는 전문 기업이다. 임 팀장은 방대한 양의 수기 서류와 아날로그 방식의 한계(물리적 공간 부족, 검색 불가능, 처리 속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아이디모드는 업무 산출물과 자료를 디지털화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했고, 이를 기반으로 캄반보드 방식을 적용해 모든 업무를 시각적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편직 공정부터 가공 공정까지 모든 공정을 디지털화해 실시간 모니터링 및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아이디모드는 데이터 기반의 업무 분배, 주문 예측, 원하는 정보 추출 등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디지털 전환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22년 대비 2024년 데이터 기준으로 스타일 수는 32.1% 증가했고, 납품 수량 역시 30.9% 증가하는 높은 업무 효율성을 달성했다. 임 팀장은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업무 방식을 바꾸는, 즉 문화를 바꾸는 일이며,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두 주제 발표를 통해 참가자들은 AI와 로봇 기술이 가져올 미래 혁신의 방향과 함께 중소기업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실질적인 디지털 전환 성공 사례를 접해 의류제조 산업의 혁신 의지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