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한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 대형 하트 조형물과 큐피트 오브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120평 규모의 이 공간은 단순한 안경 매장이 아니라 갤러리에 가깝다. 모든 선반에 조명이 설치돼 있고, 안경은 마치 예술품처럼 전시돼 있다. 지난해 9월 새롭게 리론칭한 아이웨어 브랜드 ‘더블러버스’의 성수점이다.

“다른 브랜드와 달리 우리만의 차별화된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 전략입니다.” 더블러버스를 이끄는 오윤식 디렉터의 첫 설명이다. 그는 메디쿼터스 패션 본부에서 11~12년간 패션 사업을 담당하다 회사가 인수한 아이웨어 사업 부문으로 이번에 옮겨오면서 더블러버스 리브랜딩을 진두지휘했다.
메디쿼터스는 K패션과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전개하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패션 플랫폼 ‘누구(NUGU)’는 Z세대 중심의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월간 활성 이용자 수 200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메디쿼터스는 마하그리드(Mahagrid), 나이스고스트클럽(Nice Ghost Club), 아메스(AMES)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스트리트·캐주얼 브랜드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이 외에 패션 기업 ‘오픈런프로젝트’와 여성 캐주얼 브랜드 ‘더바넷’ 등에도 투자해 성공적인 성과를 실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러한 성장성과 일본 시장 내 영향력을 높게 평가해 올해 약 3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으며, 양사는 일본 내 K패션 유통 채널 확장과 ‘더현대 글로벌’ 비즈니스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 패션 DNA를 입은 아이웨어 브랜드, 70% 이상 여성 고객
더블러버스는 기존 브랜드를 인수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케이스다. 오 디렉터는 본사가 오랜 기간 쌓아온 패션 사업의 노하우를 아이웨어에 녹여내는 데 주력했다.
“아이웨어가 단순한 기능적 도구를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는 트렌드에 맞춰, 패션에 특화된 브랜드로 포지셔닝했습니다. 본사의 패션 사업 경험이 더블러버스의 가장 큰 강점이죠.”

브랜드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접근 가능한 럭셔리(Accessible Luxury)’다. 명품처럼 시각적 감도는 높이되,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하는 것.
오 디렉터는 “단순히 가성비가 뛰어난 브랜드가 아니라 좋은 소재에 비해 부담 없는 가격대에 구매가 가능한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브랜드명 ‘더블러버스(Double Lovers)’에도 철학이 담겨 있다. 사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즉 ‘내가 보는 시선’과 ‘남들이 나를 보는 시선’을 의미한다. 오 디렉터는 “아이웨어가 사랑을 시각화하는 도구”라고 표현했다.
더블러버스의 주 고객층은 20~30대 여성이다. 전체 고객 중 여성이 70~80%를 차지하며, 특히 글로벌 관광객 비중이 70%에 달한다. 네이밍 자체가 이러한 여성과 해외 고객을 타깃으로 염두에 둔 것으로 적중했다.

제품 라인은 아세테이트, 메탈, TR 등의 소재를 사용한다. “고객들이 메탈 소재를 압도적으로 선호하더라고요. 앞으로 메탈 라인업을 대폭 확장할 계획입니다.”
실제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시그니처 모델은 메탈 제품인 ‘치크본(Cheekbone)’이다. 무테 전면과 메탈 옆면으로 구성된 긱시크(Geek Chic) 스타일로, 8만 9천 원으로 현재 판매 중인 제품 중 최고가임에도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 엘바, 칼릭스, 헬릭스 같은 선글라스가 4만 9천~5만 9천원대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향후 경쟁력을 지닌 아세테이트 소재 비율을 늘려갈 예정이다.

◇ 성수점과 명동점 순항… 올해 3개 이상 오픈, 해외 추진
더블러버스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Accessible Luxury’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데 적극 투자했다. 성수점과 명동점은 같은 브랜드 매장이지만 전략이 다르다.
작년 9월 오픈한 첫 번째 플래그십스토어 성수점은 1~2층 합쳐 120평 규모로, 입구가 넓고 접근성이 좋다. 오 디렉터는 “성수는 고객들이 힐링이나 구경 목적으로 방문하다가 매장을 보고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대형 하트 조형물과 큐피트 오브제로 보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둬 성공적인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11월 오픈한 명동점은 1~3층 합쳐 80평 규모로, 관광객이 많고 목적 구매 성향이 짙다. “명동점은 브랜드를 알고 찾아오거나 쇼핑 계획을 가지고 오는 고객이 많아 성수점보다 커머셜한 분위기로 구성했습니다.”
명동점은 최근 공간 재조정을 단행했다. 하트 오브제를 1층에 구성하고 DP 테이블을 2층에 배치하자 2층 유입 효과까지 생기는 선순환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오 디렉터는 더블러버스의 미래를 위해 지속적인 매장 확장을 준비 중이다. 2026년 국내에만 3개의 매장 추가 오픈을 준비 중이며, 모두 관광객 중심 상권에 위치할 예정이다. 이후 한두 곳을 더 고려 중이며, 글로벌 매장 오픈도 추진 중으로, 빠르면 올해 첫 매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매장 확장과 더불어 지난달 오픈한 온라인 채널 강화에도 힘써 고객과의 접점 확대와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 6월 하트 컬렉션 출시, 브랜드 정체성 담은 제품 강화
무엇보다 6월 선보일 하트 컬렉션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하트 컬렉션은 제품에 하트 요소를 더욱 직접적으로 풀어내 여성 중심 아이템으로서 더블러버스만의 색깔을 강하게 보여줄 계획입니다.”
기존 제품은 로고나 리벳이 적은 베이직한 디자인이 많았지만, SS 시즌부터는 하트 요소와 브랜드 로고를 제품 외관에 추가해 브랜드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낼 예정이다. “기본형보다는 더블러버스 고유의 디자인이 강화된 제품 비중을 높여 지속적인 차별화를 꾀할 것입니다.”
더블러버스의 성장 전략은 명확하다. 갤러리 같은 매혹적인 공간을 통해 발길을 끌고, 그 경험 속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럭셔리한 가치를 담아낸 제품을 제공하는 것. 그리고 하트(사랑)를 시각화한다는 브랜드 철학처럼, 더블러버스는 고객의 시선과 사랑을 사로잡는 데 성공해 글로벌 아이웨어 대표 브랜드로 안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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