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국내 패션 시장은 단순한 의류 소비를 넘어 브랜드가 지닌 고유한 철학과 예술적 서사를 향유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일상의 찰나를 시각적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독창적인 그래픽과 비주얼 아트워크로 주목받아온 ‘페노메논시퍼(PHENOMENONSEEPER)’가 차기 시즌 컬렉션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한층 공고히 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소비자들이 기성 제품의 복제보다는 디자이너의 개인적 서사가 담긴 ‘아카이브’ 중심의 패션에 열광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장세훈 대표가 이끄는 페노메논시퍼는 이러한 시장의 니즈를 정확히 관통한다. 이들은 디자이너가 직접 촬영한 사진을 기반으로 오리지널 프린팅을 제작하며, 일상의 현상을 옷이라는 매개체로 입체화하는 독특한 작업 방식을 고수해 왔다.
단순히 트렌드를 쫓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현상을 분석하고 이를 비주얼 아트워크로 구현하는 전략은 페노메논시퍼를 단순한 패션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예술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만든다. 이번 2026 SS 시즌 역시 이러한 브랜드 철학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됐다.

오는 9월 5일 DDP 아트홀 2관에서 공개될 이번 컬렉션의 메인 테마는 ‘틈(Interstice)’이다. 이는 시공간과 감정의 경계에서 마주하는 자아를 투영한 결과물이다. 특히 카메라 렌즈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오는 ‘빛샘 현상(Light Leak)’을 디자인의 핵심 모티프로 삼았다. 보이지 않던 내면의 정체성이 균열을 통해 드러나는 순간을 패션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디자인 요소에서는 비대칭적 실루엣과 시스루 레이어링이 두드러진다. 서로 다른 질감의 소재를 조합해 사회적 관계나 기억 속의 여백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 이는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틈이 아니라, 관계와 시간 사이에서 발생하는 자기 인식의 확장을 의상에 녹여낸 전략적 결과물이다.
페노메논시퍼는 이번 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강력한 협업 라인업을 구축했다.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 ‘K-SWISS’와 운동화 협업을 진행하는가 하면, 아티스틱 주얼리 브랜드 ‘실크(SYLK)’, 그리고 리붓 슈즈 브랜드 린캔버스K의 ‘KISSA’와 구두 협업을 동시 진행한다. 스포츠와 하이엔드 쥬얼리, 수제화라는 서로 다른 카테고리를 하나의 런웨이에 올림으로써 창의적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션쇼는 단일 브랜드의 역량을 보여주는 단계를 넘어, 이종 산업과의 결합을 통해 브랜드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범주를 증명하는 장이 되고 있다”며 “페노메논시퍼의 이번 다각도 협업은 브랜드의 예술적 깊이를 상업적 확장성으로 연결하는 영리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페노메논시퍼의 행보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콘텐츠의 힘’을 잘 보여준다. 매 시즌 아티스트 및 다양한 산업군과 협업을 지속하며 현상 그 너머의 시선을 제시하는 방식은 브랜드 팬덤을 공고히 하는 핵심 동력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2026 SS 컬렉션이 페노메논시퍼가 단순한 스트릿 감성을 넘어 예술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잡은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완전히 안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순히 옷을 만드는 것을 넘어 스타일과 예술, 라이프스타일을 통합하는 이들의 실험이 향후 국내 패션 산업의 다양성을 어떻게 확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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