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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전문가’ 대표 체제 무색… 삼립, 인명 사고 이어 ‘식중독균’ 검출까지

기업의 이름은 바꿀 수 있어도, 그 안에 축적된 안전 불감증의 그림자까지 지워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SPC’ 꼬리표를 떼어내고 ‘안전 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내건 삼립(옛 SPC삼립)이 잇따른 인명 재해에 이어 이번엔 제품 위생 사고라는 악재에 직면했다. 전문가용 각자대표 체제를 출범시키며 대대적인 쇄신을 선언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벌어진 일이다. 시장에서는 삼립의 쇄신책이 현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무늬만 혁신’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립은 자사 프리미엄 라인인 ‘명인명작 통팥 도라야끼’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어 전량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 이번 부적합 판정은 유통 제품에 대한 수거 검사 과정에서 드러났으며, 대상 제품은 광주 소재 제조협력사인 호남샤니에서 생산된 물량이다. 삼립은 고객 안전을 명분으로 선제적 회수를 강조하고 있으나, 식품 기업의 근간인 위생 관리에서 치명적인 허점이 드러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지난 10일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삼립 시화공장 생산라인에서 근로자의 손가락 일부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이미지 = SPC = MAGAZINE)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균 검출 사태를 단순한 제조 공정의 실수가 아닌, 조직 전반에 만연한 ‘관리 사각지대’의 결과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연이은 근로자 인명 사고와 맞물리며, 삼립의 생산 시스템이 안전과 위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삼립은 그간 ‘오피스룩’ 스타일의 깔끔한 패키징과 ‘데일리아이템’으로서의 접근성을 앞세워 도라야끼를 비롯한 양산빵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해 왔다. 특히 ‘명인명작’ 시리즈는 엄선된 재료를 강조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온 핵심 라인업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브랜드가 표방해온 ‘명인’과 ‘명작’이라는 수식어는 무색해졌으며, 오히려 플랫폼 전반의 신뢰도를 갉아먹는 역설적인 상황을 초래했다.

최근 삼립은 자사 프리미엄 라인인 ‘명인명작 통팥 도라야끼’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어 전량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이미지 = 블로그)

현장의 시선은 더욱 냉소적이다. 삼립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 변경과 함께 안전 전문가로 알려진 도세호 대표를 선임했다. 현장 중심의 안전 문화 재정립을 약속했지만, 취임 직후 시화공장 절단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유통 중인 제품에서까지 식중독균이 검출되면서 ‘안전 리더십’은 사실상 작동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삼립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진정 어린 사과와 신속한 환불을 약속했지만, 훼손된 브랜드 가치를 회복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특히 주총에서 ‘이사의 책임 감경 조항’을 신설하며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 방어에 치중했던 행보가, 실제 사고 발생 시 책임지는 모습보다는 회피하는 구조를 만든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삼립이 마주한 숙제는 ‘이름 지우기’가 아닌 ‘기본 세우기’다. 글로벌 식품 기업들이 지속 가능성과 소비자 윤리에 사활을 거는 흐름과 대조적으로, 기본 위생과 현장 안전조차 담보하지 못하는 구조라면 어떤 쇄신안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잇따른 참사와 위생 사고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실질적이고 파괴적인 공정 혁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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